뮤지컬 '렌트' 엔젤 역 맡은 조권 "가장 높은 하이힐 신고 점프"

'원조 엔젤' 김호영 마지막 시즌…"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은 작품"

여장 돋보이는 조권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신한카드아티움에서 열린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 행사에서 배우 조권(왼쪽)과 윤형렬이 열연하고 있다. 2023.11.15 scape@yna.co.kr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3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렌트'에 합류한 가수 겸 배우 조권이 특유의 '끼'를 무대에서 방출하겠다고 예고했다.

조권은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신한카드아티움에서 열린 '렌트' 프레스콜에서 엔젤 역을 맡게 된 소감을 묻자 "엔젤로서 정말 많은 분께 사랑을 퍼줄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개막한 '렌트'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을 현대화한 작품이다. 1990년대 미국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모여 사는 가난한 예술가들의 꿈과 사랑, 삶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한다.

이번 공연은 한국어 프로덕션의 9번째 시즌이다. 코로나19 유행으로 공연 취소를 반복했던 2020년 시즌에 이어 3년 만에 다시 관객들을 만난다.

조권이 맡은 엔젤 역은 여장 남자 설정의 통통 튀는 캐릭터다. 2002년부터 배우 김호영이 쭉 맡아온 배역이기도 하다. 김호영은 이번 공연에도 조권과 함께 출연한다.

오디션장에 걸어들어올 때부터 엔젤과 '찰떡' 같은 싱크로율로 제작진 눈에 들었다는 조권은 캐릭터에 대한 부담이 없냐는 질문에 "부담보다는 굉장히 흥분된다"고 답했다.

이어 "자신감도 있긴 했다"며 "그간 엔젤을 맡았던 분들보다 (무대에서 신는) 하이힐의 굽도 높였다"며 "전 세계에 있는 어떤 엔젤보다도 아름답고, 높은 힐을 신은 채 점프하고, 난리 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웃었다.

인사말하는 김호영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신한카드아티움에서 열린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 행사에서 배우 김호영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1.15 scape@yna.co.kr

'원조 엔젤' 김호영은 이번 시즌이 마지막 엔젤 역을 맡는 자리라고 밝혔다. 후배들에게 배역을 물려주기 위해서다. 조권에게 엔젤을 연기하는 노하우도 전수해주고 있다고 했다.

김호영은 "최고령·최장수 엔젤이 아닌가 싶다"며 "이번이 마지막인 만큼 '오직 오늘뿐'이라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렌트'에는 엔젤 말고도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한다.

성공을 꿈꾸는 가난한 음악가 로저는 장지후와 백형훈이 연기하고 영화 제작자이자 로저의 친구 마크 역에는 정원영과 배두훈, 로저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댄서 미미 역에는 김환희와 이지연이 출연한다. 또 모린 역에는 전나영과 김수연, 콜린 역에는 윤형렬과 임정모, 베니 역에는 구준모 등이 출연한다.

국내서 9번째 공연하는 뮤지컬 '렌트'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신한카드아티움에서 열린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 행사에서 배우 김호영(가운데) 등 출연진이 공연 일부를 시연하고 있다. 2023.11.15 scape@yna.co.kr

이들은 '렌트'에 담긴 사랑과 우정, 인생 이야기에 관객들이 공감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구준모는 "2년 전쯤 엄마가 돌아가시고 인생에 회의를 느꼈던 적이 있다"며 "'렌트'를 연습하면서 제가 잃었던 사람, 인생에 대한 감정을 채울 수 있었기에 특별한 작품"이라고 고백했다.

덴마크에서 뮤지컬 '미스사이공'에 출연하는 등 유럽에서 활동하는 전나영은 "'렌트'는 사랑, 우정 이야기"라며 "(배역) 모린처럼 다른 배우들과 관객들에게 희망과 믿음을 줄 수 있는 역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호영은 "'렌트'는 현실과 동떨어진 작품이 아니라 인생을 담고 있다"며 "무대에서만 벌어지는 사건이 아니라 관객들의 삶에 스며들기 때문에 20여년간 사랑받고 있는 것 같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국내서 9번째 공연하는 뮤지컬 '렌트'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신한카드아티움에서 열린 뮤지컬 '렌트' 프레스콜 행사에서 출연진이 공연 일부를 시연하고 있다. 2023.11.15 scap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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