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가자지구 신생아 비극, 의료인프라 붕괴로 생사기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제거를 위한 이스라엘군(IDF)의 무차별 공격으로 가자지구의 의료 인프라가 붕괴했습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신생아와 환자들은 심각한 위기에 처했습니다. 포격과 의약품 및 전력 공급 중단으로 인큐베이터에 있던 미숙아들이 숨지는 등 참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14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이날 "가자시티와 가자지구 북부에 있는 병원 중 1곳을 제외한 모든 병원이 전력, 의료품, 산소, 식량, 물 부족과 인근 폭격으로 13일 기준 가동을 중단했다"고 전했습니다. 가자지구 북부에는 병원 및 진료소 약 30곳이 있는데 이 가운데 29곳이 더 이상 환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OCHA는 설명했습니다. 알아흘리 병원만 유일하게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스라엘군이 총공세를 펼치고 있는 북부뿐만 아니라 남부의 병원들도 연료 고갈로 통신이 두절되고, 이동통신 성능도 심각하게 저하되면서 가자지구 내 누적 사망자 집계가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가자지구 보건부 국장인 메드하트 아바스는 "기본적으로 사망자 숫자를 발표할 수 있는 부처가 없다"면서 "시체가 길거리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당장은 그 숫자를 말할 수가 없다. 포격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렇게 가자지구의 의료 시스템이 붕괴하면서 열악한 환경에서 태어나는 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임산부가 전쟁으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미숙아로 태어나 조기 사망하는 아기가 늘고 있습니다. 산부인과 의사 마헤르 카미스 서르와나는 "이번 전쟁 탓에 여성이 임신 7∼8개월 차에 조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습니다.
미숙아를 위한 인큐베이터 가동마저 중단돼 아기를 담요로 감싸주는 데 그치고 있습니다. 체온 유지를 위해 아기 여러 명을 가까이 붙여두는 게 최선인 상황이라고 합니다.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전문의 시린 아베드는 "젖을 주려고 준비하는 데 필요한 물조차 없어 (신생아) 모두가 죽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당국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알시파 병원에 있는 아슈라프 알쿠드라 가자지구 보건부 대변인은 WP와의 통화에서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 3명이 전기와 물과 같은 기본 필수품의 부족 탓에 사망했다"면서 "지난 10일 이후 병원에서 37명이 추가로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 10일 가자지구 내 누적 사망자가 1만1078명에 이른다고 발표한 후 집계 업데이트를 중단한 상태지만, 이후 수천 명이 더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지난 10일 이후 구급차도 알시파 병원으로 들어가지 못해 인근에서 발생한 중상 환자들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개전한 지 3주 만에 세계 곳곳에서 시위가 4000건 넘게 이어졌으며, 이중 86%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분쟁 감시단체 '무장 분쟁 위치 및 사건 자료 프로젝트'(ACLED)의 통계에 따르면 전쟁이 발발한 지난달 7일부터 27일까지 3주간 전 세계에서 총 4385건의 관련 시위가 있었습니다.
이 중 3761건은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였습니다. 529건은 이스라엘을 지지했고, 95건은 친팔레스타인 또는 친이스라엘 입장을 취하지 않고 중립적으로 평화와 휴전을 요구했습니다. 대부부의 시위는 평화적이었지만 5%는 폭력적으로 변했거나 경찰 등에 의해 해산됐습니다.
미국에서는 상대편에 반대하는 맞불 시위가 가장 많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미국 대학에서는 반유대주의·반무슬림 이슈를 둘러싸고 갈등이 심해져 증오 발언, 기물파손, 괴롭힘, 폭행 사건 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미국이 둘로 쪼개지고 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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