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예산' '지역균형발전' 약속… 충청권 표심 공략 나선 이재명

15일 민주당 대전시당서 최고위원회의 후 대덕특구 현장 방문
"예산 복원" "충청 새로운 도약" 약속… 충청권 표심 잡기 행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정민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R&D 예산 삭감' '지역균형발전' 등 대전지역 최대 현안으로 대여 공세 강화에 나섰다. 당 지도부가 15일 대전을 찾은 배경에는 현장에서 현안을 부각하는 동시에 충청권 민심을 잡기 위한 전략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대전 중구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메가시티 서울' '연구개발 예산 삭감' 등 정부·여당의 정책 기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오후에는 유성구 대덕특구를 찾아 간담회를 열고 R&D 예산 복원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대한민국 중심인 충청을 튼튼하게 만들어 가겠다"며 대전·충청권 민심을 겨냥한 발언이 이어졌다.

이 대표는 회의 모두발언에서 "최근 서울을 늘려나가겠다는 황당무계한 '표'퓰리즘적인 주장에 대전·충청지역 국민 여러분께서도 많은 걱정을 하고 계신 것 같다"며 "행정수도 세종을 완성하고 내포 혁신도시를 육성해 충청의 새로운 도약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R&D 예산을 삭감한 데 대해서도 예산 복원을 약속, 대전 과학기술계 민심을 달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첨단 과학시대, 새로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R&D 예산을 대폭 삭감해 젊은 연구자들이 연구직에서 쫓겨나거나 생계에 위협을 겪는 황당무계한 일이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이지고 있다"며 "민주당이 반드시 R&D 예산을 복원해 대한민국이 지속 성장·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춰 나가겠다"고 했다.

박정현 전 대전 대덕구청장을 당 최고위원으로 임명한 데 이어, 당무 복귀 후 첫 지역 일정으로 대전을 택했다는 점, R&D 예산 복원 약속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과학도시이자 흔히 캐스팅보터로 표현되는 대전·충청권 표심을 다지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총선 출마를 공식화한 박정현 최고위원에 힘을 실어주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누구나 본거지에서 힘을 쓴다"며 최고위원회의 첫 발언권을 박 최고위원에게 넘기면서다.

이 대표는 "박정현 최고위원이 충청지역을 대표하는 여성 최고위원으로 최근 합류했다"며 "대전·충청지역이니 박 최고위원이 먼저 발언하시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박 최고위원은 내년 대덕구 출마를 준비 중이다. 같은 당 박영순 의원 지역구로, 친명-비명계 갈등 격화 우려는 물론 '자객 공천' 논란까지 불거진 바 있다. 회의에는 박 의원도 참여했다.

대표적인 비명계 인사로 꼽히는 이상민 민주당 의원(대전 유성구을)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박병석 민주당 의원(대전 서구갑)은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 등 일정으로 회의에 불참했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대전 유성구갑)은 다른 일정을 이유로 오전 회의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오후 대덕특구 현장 방문에는 동행했다.

지역 한 인사는 당 지도부의 이번 대전 방문을 두고 "내년 총선을 위해 각 지역을 방문하며 표심을 다지는 상황에서, 대전은 R&D 예산과 지방시대 등 현안이 최대 화두인 만큼 그 이슈를 부각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진정성을 높이려면 예산 심의 때 반영하는 모습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