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혁신위 회의 중단·조기 해체까지… 尹心도 나온 ‘중진 용퇴론’ 관철 가능성

민영빈 기자 2023. 11. 1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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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혁신위, ‘12월 데드라인’ 언급하면서 黨 압박
김기현, ‘지도부 역할론’으로 응수… 당내 비판도 제기
전문가들 “혁신위 권고안, 관철될 것… 관건은 ‘드라마틱’ 여부”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당 중진·친윤(친윤석열계) 의원의 총선 불출마·험지 출마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서울은 가지 않는다’는 당 중진의 입장만 나온 가운데 혁신위원회는 회의 중단과 조기 해체를 주장하고 나섰다. 혁신 권고안을 놓고 당내 공회전이 계속되자, 혁신위는 ‘12월 데드라인’에 이어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까지 거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혁신위의 권고안은 관철된다고 본다. 다만 관건은 혁신위가 예고한 두 달 중 ‘가장 신선한 충격’을 줄 때가 언제냐는 것이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왼쪽)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뉴스1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혁신안 2호와 함께 권고한 ‘당 중진·친윤의 총선 불출마·험지 출마’ 안건을 받아들이도록 압박하는 모양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연락이 온 건 아니지만 돌아서 온 말씀이 ‘지금 하는 걸 소신껏 끝까지 당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거침없이 하라’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중진 용퇴론’이 꺾이기 전에 사실상 ‘윤심 배수진’까지 친 것이다.

혁신위의 당 중진을 향한 압박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전날 인 위원장은 12월 크리스마스 전에 활동을 끝내겠다고 언급하면서 권고 대상들의 결단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혁신위원들 사이에서는 “들러리를 서지 않겠다”며 혁신안을 수용하지 못하는 당내 상황에 반발했다. 이들은 당 중진·친윤 의원들의 태도가 변할 때까지 혁신안 논의를 멈추고 조기 해체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제시했다. 혁신안에 대한 수용이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안건을 논의해봤자 무의미하다는 분위기가 혁신위 내부에 퍼진 것이다.

당 중진·친윤 의원들의 행보는 여전하다. 거부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여기에 김기현 대표는 혁신위의 권고안으로 당이 시끄러워지자 당 차원에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의 대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혁신위에서)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번복되거나 혼선을 일으키는 모습은 혁신과 당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총선은 종합 예술 작품이다. 당을 중심으로 지도부가 잘 유지할 것”이라며 “당내에 총선 관련 여러 기구들이 있기 때문에 그 기구들에서 혁신위의 안건들을 잘 녹여내고, 국민들께 사랑받는 결과로 이어지도록 잘 이끌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혁신위에 전권을 부여한 것과는 별개로, 권고안 수용 여부는 당 지도부 차원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것을 혁신위에 다시 확인해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내에서는 이를 놓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혁신위에 전권을 주고 영입했는데 당대표가 혁신위를 비판하는 건 자가당착”이라며 “당대표가 혁신위 활동을 제한하고 감시하는 건 자기부정이다. 혁신안을 수용하고 당을 새롭게 해라”라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혁신위의 권고안은 관철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다만 그 전제는 당 중진·친윤의 이른바 ‘희생 선언’이 가장 효과적인 때 나와야 하는 것에 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역대 성공한 혁신위 안건은 당대표가 제일 먼저 지지하고 수용해왔다. 홍준표 혁신위 때엔 박근혜 대표가, 김상곤 혁신위 때엔 문재인 대표가 그랬다”면서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내년 총선은 이대로 치를 수 없다는 공감대가 당내에 형성되면서 입지가 더욱 위태로워진 김 대표 입장에서는 가장 ‘드라마틱할 때’ 카드를 던지고자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김기현 대표의 결단에 따라 당내 분위기가 바뀔 게 분명하다. 김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하면 당 혁신에서 큰 고비를 넘기는 것”이라며 “결국 당과 혁신위가 지금은 서로 ‘밀당’을 하고 있지만, 국민들에게 극적인 혁신 또는 쇄신으로 받아들여질 때를 당 차원에서도 찾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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