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학폭·주식 거래·골프'에 고개 숙인 김명수… 野 "내정 철회해야"

우태경 2023. 11. 1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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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합참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김명수, 제기됐던 의혹 모두 사과
"의장 되면 골프 안 치겠다" 약속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 후보자가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에서 제기한 자녀의 학교폭력과 북한 도발 시 주식 거래와 골프를 했다는 의혹에 고개를 숙였다. 청문회 통과를 위해 자세를 낮춘 모습이지만, 야당 의원들의 잇단 추궁에 "기억하지 못한다"는 식의 두루뭉술한 답변으로 의혹을 해소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청문회 후 윤 대통령에게 내정 철회를 요구하는 등 사실상 '부적격' 판정을 내리면서 향후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제기된 의혹 모두 사과했지만… 의혹 해소는 미진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의혹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청문회에 앞서 김 후보자의 딸이 11년 전 중학교 재학 당시 집단 폭행에 가담해 학폭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이 본보 보도를 통해 밝혀졌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있었던 날에도 주식을 수차례 거래하고 군 골프장을 이용한 의혹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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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를 향해 "인사검증 부실 종합세트"라며 "'일반 공무원이라도 근무시간 중 주식 거래를 하는 것은 중징계(감)'라고 여당 원내대표도 말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고위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위"라고 시인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한기호 국방위원장이 "저도, 김병주(민주당) 의원도 군 생활을 했지만 골프 문제는 과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합참의장이 되면 골프를 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자는 자녀 학폭 의혹에 대해선 모두발언부터 적극 해명에 나섰다. 김 후보자는 "먼저 관련 학생과 학부모님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인사검증 과정에서 이에 대한 질문이 수차례 있었으나 당시에 이를 인지하지 못해 없는 것으로 답변했다. 모든 것은 저의 불찰"이라고 했다. 현 정부에서 중용된 인사들의 자녀 학폭 문제에 따른 정부의 인사검증시스템에 대한 비판을 염두에 둔 듯, 자신의 귀책임을 강조한 모습이었다.

다만 야당이 제기한 의혹을 해소하지는 못했다. "업무일에 골프를 친 적이 없다"고 강변한 김 후보자는 골프장 이용일자를 열거한 설훈 민주당 의원의 반박에 "전투휴무인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을 돌렸다. 이에 보다 못한 한 위원장은 "외박 날짜인지, 전투휴무일인지 분명하게 얘기해야 한다"며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질책했다. 또 자녀가 교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가해자로 인정돼 서면사과 처분을 받았음에도 "저희 아이는 학폭위라는 사실 자체는 인지 못 했다"고 하다가 곧바로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반성문으로 끝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북한 목선 귀순, 경계작전 실패 아니다"

안보관에 있어서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김 후보자는 9·19 남북군사합의와 관련해 "군사적 제한사항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며 정부의 합의 효력 정지 방침에 동조했다. 최근 있었던 북한 목선 귀순을 경계작전 실패라고 추궁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김 후보자가 2019년 삼척항 귀순 사건 당시 지휘·감독 소홀로 견책 징계를 받은 사실도 재조명됐다. 이와 관련, 김 후보자는 "(징계 처분 당시) 내가 다 책임질 테니 부하들에게 책임을 묻지 말라고 한 게 사실이냐"는 임병헌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사실"이라고 답했다.

또 해병대 상병 순직과 관련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느냐는 임 의원의 질의에는 "지휘관 책임"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달 초 단행된 장성 인사에서 해병대 상병 순직 사건 지휘·책임자들은 아무도 징계나 징계성 인사조치를 받지 않았다.


청문회 퇴장한 민주당 "김 후보자 자진사퇴해야"

민주당 국방위원들은 이날 청문회장에서 퇴장한 뒤 김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방위 야당 간사 김병주 의원은 "청문회를 하면 할수록 위증 논란에 더 휩싸이고 청문회를 할 가치가 없었다"며 "김 후보자는 자진사퇴해야 하고, 만약 자진사퇴를 안 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은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 후보자는) 전역해서 매일 주식 투자하고 휴일마다 골프를 즐기면 충분한 사람"이라며 "(윤 대통령은) 안보 공백이 없도록 하루속히 김명수 후보자에 대한 내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배시진 인턴 기자 baesijin1213@naver.com
이다영 인턴 기자 da0203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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