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앞두고 사라진 찹쌀떡·엿…인천 소상공인 울상
“수능 선물로 주는 합격떡은 이제 다 옛말이죠.”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일 앞둔 15일 오후 1시께 인천 중구 신포시장의 떡집. 이맘 때면 불티나게 팔리던 찹살떡과 영양떡, 인절미 등이 가판대에 수북이 쌓여있다. 합격 기원을 상징하는 ‘수능 합격 기원 선물’은 좀처럼 찾기 어렵고, ‘수능’을 알리는 스티커나 입간판 등도 역시 볼 수 없다.
40년간 이곳에서 떡 방앗간을 운영해온 장용식 사장(72)은 “과거에는 수능 1주일 전이면 학교나 동문회 등 여기저기에서 찰떡을 단체 주문하는 경우가 많아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다”며 “그러나 코로나19 이후부터 수능떡 문의 전화가 전혀 오지 않더니, 올해도 수능떡 문의는 0건이다”고 하소연 했다.
같은 시각 미추홀구의 떡집도 수능 특수가 사라진 상황은 마찬가지. 이곳에는 창문에 ‘수능선물세트’ 포스터를 붙여놨지만, 무색할 정도로 매장 안에는 한산하다. 혹시라도 손님이 수능기원 선물을 찾을까 싶어 전시한 상품들만 즐비하다.
18년동안 한 곳에서만 떡집을 해왔다는 김금숙 대표(62)는 “예전에는 선배나 후배들도 단체로 떡을 주문해 수험생들에게 나눠주는 문화도 있었는데, 코로나19 이후부터는 아예 사라져 장사에도 영향을 크게 미친다”며 “수능 특수가 사라지니 이전 매출의 10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고 토로했다.
인천지역에서 떡집과 방앗간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은 이날 수험생에게 찹쌀떡과 엿 등을 선물하는 ‘수능 특수’가 코로나19 이후 크게 사라졌다며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를 거치며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늘었고, 수시전형이 증가하면서 소상공인들의 수능 특수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24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2024학년도 수시와 정시 비율은 79대 21로 역대급으로 높다. 앞선 2022학년도 수시와 정시모집 비율은 76대 25, 2023학년도 수시와 정시 모집 비율은 78대 22로 꾸준히 수시모집 비율이 늘고 있다.
인천지역 올해 수능 응시생은 2만6천686명으로 10년 전인 지난 2014년도 수험생 3만5천746명보다 25.35%가 줄었다.
계양구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수능 응시자가 줄기도 했지만, 코로나19 이후부터 학교 차원이나 선후배 등 단체로 떡을 주문하는 문화도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고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여파로 수능 선물을 직접 사고 만나서 주는 것 보다 모바일을 통해 비대면으로 전달하는 등 수능 선물 문화가 바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제는 학생들의 소비도 수능 전 선물 보다는 수능 이후 문화를 즐기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주연 기자 jennypark30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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