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서 총통 연기한 여배우 진짜 부총통 되나…‘대만갑부’ 총통 선거 출마

드라마 ‘인선지인’에서 총통 후보자 연기를 한 대만 유명 여배우 라이페이샤가 진짜 부총통 후보가 됐다. [사진출처 = 인스타그램]

내년 1월 중순 치러질 대만 총통 선거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궈타이밍 폭스콘 창업자가 출마 자격을 획득함에 따라 과연 그가 끝까지 완주할지 주목된다.

대만 매체 자유시보는 15일 전날 궈타이밍과 그의 러닝메이트 라이페이샤가 유권자 90만2389명의 서명을 받아 무소속 후보 등록 서류를 지역 선관위에 접수해 무소속 출마 자격을 획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연대 서명 최소 요건인 28만9667건의 3배가 넘는다고 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CEC)가 설명했다.

대만의 ‘총부총통선거파면법’은 무소속으로 총통·부총통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선 직전 총통 선거 전체 유권자의 1.5%에 해당하는 유권자들로부터 서명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직전 선거인 2020년 1월에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의 총유권자는 1931만1105명이며, 총유권자의 1.5%는 28만9667명이다.

CEC 이번에 궈타이밍-라이페이샤 이외에도 9명이 무소속으로 총통선거에 출마하겠다면서 서류를 제출했으나 연대 서명 최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출마 자격을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유권자 서명 자료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궈타이밍(오른쪽)과 라이페이샤. [사진출처 = 연합뉴스]

궈타이밍은 미국 경제지 포브스 집계로 작년 말 현재 72억 달러(약 9조5000억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실제로 총통 선거에 출마할 경우 역대 총통 후보 가운데 최고 부자의 자리를 차지할 전망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궈타이밍은 지난해 말 기준 세계 317위, 대만 6위의 갑부다.

1974년 궈타이밍이 창업한 폭스콘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전자제품을 제조하는 기업으로 애플의 최대 협력사이기도 하다.

2020년 총통 선거를 앞두고 폭스콘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 제1야당인 국민당에 입당한 궈타이밍은 경선에 참여했으나 패했다. 이후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하다 포기한 바 있다.

러닝메이트인 라이페이샤는 대만의 유명배우로 올해 초 인기를 끈 드라마에서 총통 후보자를 연기한 바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궈타이밍은 지난 9월 타이베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라이페이샤를 러닝메이트로 소개했다. 그는 “출마를 결심하면서 러닝메이트의 유일한 선택지가 라이페이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라이페이샤는 “궈타이밍을 여러 차례 만나면서 함께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며 선거 승리를 다짐했다.

올해 초 넷플릭스 드라마 ‘인선지인’에서 총통 후보자를 연기하며 인기를 끈 대만 원로배우 라이페이샤는 극중 마지막에 총통에 당선된다. 이 드라마는 두 명의 여성 총통 후보가 선거를 치르는 과정을 담았다. 영국 BBC방송은 이 드라마에 대해 사내 성희롱, 부부의 가사 분담 등 사회의 민감한 문제를 다루면서 대만에서 새로운 ‘미투’ 바람을 일으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