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건물주 살해' 주차관리인 구속…모텔 사장은 영장 기각

실질심사 후 '도주 우려' 이유로 구속영장 발부
'살인교사·증거인멸 혐의' 모텔 사장은 구속 면해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서울 영등포구에서 80대 건물주를 숨지게 한 30대 주차 관리인이 구속됐다. 그러나 그에게 살인을 교사한 혐의를 받는 40대 모텔 업주는 구속 위기를 면했다.

김지숙 서울남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5일 살인 혐의를 받는 김모씨를 대상으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 심사)을 진행한 뒤 '도주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지난 12일 오전 10시쯤 자신이 주차관리인으로 일하던 빌딩 건물주 A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직후 도주한 김씨는 같은 날 오후 9시32분쯤 강릉 KTX 역사 앞에서 긴급체포됐다.

이번 사건에서 살인교사·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조모씨는 영장이 기각됐다. 조씨는 범행 직후 김씨의 도주를 도운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조씨는 애초 김씨의 도주 경로가 담긴 폐쇄회로(CC)TV 기록을 삭제한 혐의만 받았지만 영장 신청 단계에서 살인교사 혐의가 추가됐다. 형법 제254조에 따르면 위계 또는 위력으로 살인을 교사할 시 살인죄와 동일한 처벌을 받는다.

조씨는 A씨 소유 빌딩의 주차장 부지를 빌려 모텔을 운영하던 인물로 지난 2020년 4월부터 김씨를 주차관리인으로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날(14일) 이들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으며 법원은 15일 오전부터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김 판사는 "살인교사 범행과 관련한 주된 증거자료는 공범의 진술이지만 진술이 일관되지 않는 데다 그에 따른 살인교사 동기도 납득하기 어려워 공범 진술은 신빙성이 부족하다"며 조씨의 영장이 기각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 대부분 증거자료를 확보됐고, 수사경과 등 고려하면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으며 증거인멸죄가 성립하는지도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판사는 "그 밖에 주거와 가족, 사회적 유대관계 등 고려할 때 정당한 방어권 행사 범위를 넘어 증거인멸 내지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주거가 일정한 점 등을 종합할 때 현 단계에서 구속 필요성과 상당성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immu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