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비티글로벌, "물리학 법칙으로 기업 경영 예측"

에스비티글로벌 박주현 박사/사진제공=에스비티글로벌

"정교한 데이터 획득이 가능하면 삼라만상의 물리학 법칙을 기업 경영에도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에스비티글로벌의 박주현 박사는 "물리학 법칙을 기업 경영 예측에 활용하고 있다"며 "SAP에서 발생되는 정교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물리학 방정식을 통해 경영 예측 솔루션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잔잔한 연못에 돌멩이 2개를 각각 던지면 파문이 일어나고 먼저 생겼던 파문과 겹쳐 서로 영향을 주고받죠. 다섯 개의 돌멩이를 던지면 파문들이 서로 겹치면서 더욱 복잡한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첫 번째 던졌던 돌멩이의 크기를 30% 키웠을 때는 어떤 모양이 나올 것인가. 두 번째 돌멩이를 던지지 않는다면 어떤 변화가 생길 것인가. 첫 번째 돌멩이가 나머지 현상들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변수들의 인과관계 가중치(weight)를 분석한 함수를 도출할 수 있다면 크기를 30% 키웠을 때의 결과도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에스비티글로벌(대표 서병구, SBT Global)은 SAP ERP(전사적자원관리) 경영 관리 데이터 기반의 상세 경영 계획 및 실적 분석 분야에서 20년간 경험을 축적한 130명의 전문가가 모인 업체다.

올해 에스비티글로벌에 조인한 박 박사는 저온 실험물리를 전공한 물리학 박사로, 2006년 미국 플로리다 대학(FL USA)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미국 국립 고자기장연구소에서 10년 넘게 근무했다. 미국 고자기장 연구소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고자기장 연구소로, 지구 자기장의 약 100만배 이상의 고자기장과 절대온도 zero(제로)에 가까운 10mK 안팎의 극저온 실험 환경을 제공하는 곳이다. 여기서 박 박사는 캠브리지, 스탠포드, 하바드, MIT 등에서 지원하는 과학자들을 선별하고 함께 협업했다. 네이처 및 사이언스를 포함한 과학 학문지에 50건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에스비티글로벌에서 데이터 기반의 미분방정식으로 경영 예측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 진두지휘 중이다. 그가 수학 물리학을 SAP ERP에 접목하는 방식은 독특하다.

박 박사는 "SAP ERP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와 로직, 결과값을 선후 연관 관계 없이 각각의 원자 단위로 구분한다"면서 "이를 토대로 원자 단위 n개의 X 축과 n개의 Y 축 값을 3차원 위상에서 만나는 점으로 표현한 후 3차원 위상의 점을 질량값 가중치(ex. 기업으로 치면 환율의 급격한 변동 강도나 구매 단가의 급격한 변동)에 따라 진폭이 다른 파동으로 간주하고 이를 회귀분석 방식으로 기울기를 분석하는 함수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INFORACTIVE(인포랙티브) 플랫폼'이라고 명명한 후 계속 기능 확장 중"이라며 "현재는 SAP 원가 데이터를 ETL로 추출한 후 환율,구매 단가 및 수량, 판매 단가 및 수량, 비용 계획 변경 등의 변동 항목에 대한 2차원 함수 로직까지 개발해 출시한 상태"라고 했다.

또 박 박사는 "2024년에는 SCM(공급망관리) 데이터, Edge Data(엣지 데이터), CRM(고객관계관리) 데이터 등으로까지 확대할 예정"이라며 "SAP ERP를 구축하는 회사 중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목표는 3년 안에 한국 고객보다 미국 고객을 대상으로 이 플랫폼을 공급하는 겁니다. 즉 글로벌 IT 본거지인 미국에서 먼저 인정받은 후 한국 시장으로 진입하는 게 목표이죠."

윤숙영 기자 tnrdud0304@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