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마주 앉은 G2 정상… ‘군사 소통재개 합의’ 무게 [APEC 정상 외교전]
바이든 “회담 성공 기준 뭐냐” 질문 받자
“위기 닥쳤을 때 서로 연락하도록 하는 것”
공급망 갈등 관련 “디커플링 시도 안 해”
악화된 양국 경제관계 개선 기대감 고조
美 ‘중국풍 정원’ 회담 장소 정해 習 예우
VOA “에이펙과 구분 원한 中 의중 반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를 계기로 15일(현지시간) 양자 정상회담을 한다. 지난해 11월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뒤 1년 만이다.
샌프란시스코 도착한 美·中 정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각각 14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도착해 의전을 받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로이터·AFP연합뉴스 |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샌프란시스코로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미·중 정상회담의 성공 기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정상적인 소통의 경로로 복귀해 위기가 닥쳤을 때 전화를 걸어 서로 대화하고, 군 당국 간에 서로 연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공급망 패권 갈등으로 악화한 미·중 경제 분야 관계 개선도 기대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을 시도하고 있지 않다. 중국과의 관계를 더 좋게 바꾸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우리가 중국에 투자하고 싶으면 모든 영업 비밀을 넘겨야 하는 상황을 계속 지지하진 않을 것”이라며 중국과의 기존 무역 및 투자 관행 개선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밖에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규제와 북한의 지속적 도발과 중국의 러시아에 대한 우회 지원, 미국이 계속 제기하고 있는 위구르 등 중국 내 인권 문제, 대만 문제 등도 회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양국 사이 핵심 의제와 관련된 고위 인사들은 지난 6월부터 중국과 미국을 오가며 화해 모드를 조성했다. 이어 이날엔 두 나라가 기후위기 공동 대응 강화를 약속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 매체는 시 주석이 젊은 시절부터 미국과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며 우호 분위기를 띄웠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시진핑과 미국 친구들(우인)의 스토리’란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미국 첫 방문 당시인 1985년부터 현재까지 시 주석이 미국인들과 맺어온 인연과 뒷이야기들을 사진과 함께 소개한 내용이다. 신화통신은 2014년 중국 베이징에서 에이펙이 열렸을 때 시 주석이 ‘상선약수’(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를 언급하며 “에이펙 회원국들이 태평양을 ‘평화의 바다로 만들자’”고 연설한 것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미국은 시 주석 예우에도 상당히 신경 쓴 모양새다. AP통신에 따르면 두 정상은 캘리포니아 북부 해안가에 있는 ‘파일롤리 에스테이트’에서 회담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남쪽으로 약 40㎞ 떨어진 태평양 연안의 외딴 지역에 있는 이곳의 건축가는 중국에서 태어나 6살까지 산 뒤 미국으로 이주했지만 중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깊어 중국의 건축 스타일과 장식을 연구하고 자신의 작품에 반영했다. 정원 디자이너는 중국의 정원과 화초에 영감을 받아 중국의 정원 예술에 대한 책을 쓰기도 했다. 실제 파일롤리 정원은 많은 중국 화초들로 장식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소리(VOA)는 회담 장소 선정에 에이펙과의 구분을 원한 중국 측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VOA는 중국 관료들이 에이펙 정상회의와 별개 성격의 분리된 장소를 요구해왔으며, 지난해 발리 때보다 긴 회담 시간을 원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양국 정상이 업무 오찬, 정원 산책, 소인수 회담 등을 함께 하며 4시간 동안 회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발리 정상회담은 3시간가량 진행됐다.
워싱턴·베이징=박영준·이우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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