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기후위기 대응 합의···바이든 "中과 더 좋은 관계 만들 것"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2023. 11. 1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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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習, 오늘 정상회담
美 "위기때 전화·대화되도록"
해상군사통신협정 복원될 듯
바이든 양국 경제공존 강조도
중동사태·대만문제도 의제에
회담장소 캘리포니아 유적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 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참석차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시 주석은 1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로이터 연합뉴스
[서울경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4일(현지 시간) 군사 대화를 포함해 양국 간 정상적인 소통을 재개하는 것이 이번 회담의 목표라고 밝혔다. 또 중국인들의 경제 상황이 나아지는 것이 “모두의 이익”이라고 말하며 미중 간 경제적 공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양국 정부는 기후위기 공동 대응 강화를 약속하는 ‘서니랜드 성명’을 이날 공개하고 워킹그룹을 신설하는 등 정상회담에 앞서 관계 개선의 분위기를 조성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샌프란시스코로 출발하기 직전 백악관에서 “중국과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을 시도하고 있지 않다”며 “우리가 시도하고 있는 것은 관계를 더 좋게 바꾸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의 목표에 대해서는 “위기가 닥쳤을 때 전화를 걸어 서로 대화하고 군 당국 간에 서로 연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 행정부 관계자들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단절된 양국 간 군사 소통 채널의 복원이 이번 회담의 가시적 성과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1998년 미중이 체결한 해상군사통신협정 복원이 거론된다. 이는 두 나라의 선박과 전투기 조종사들이 통신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미국 측은 남태평양 등에서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복원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중국 경제 침체를 ‘시한폭탄’으로까지 비유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중 경제 교류의 호혜적인 측면도 언급했다. 그는 “내 관점에서 지금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중국인들, 평균적인 주택 소유자, 즉 중국의 보통 시민이 괜찮은 급여를 받는 직업을 가진다면 그들에게도 이롭고 우리 모두에 이익”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양국 간 교역액 규모가 7600억 달러에 달한다”면서 “서로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만 “우리가 중국에 투자하고 싶으면 모든 영업비밀을 넘겨야 하는 상황을 계속 지지하지는 않겠다”며 중국이 규제 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이 외에도 중동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러시아 무기 거래, 펜타닐 수출, 기후변화 대응 등 민감한 현안들이 폭넓게 다뤄질 것이라고 미 당국자들은 전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중동 문제가 의제에 포함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한 시 주석의 의견을 듣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대만의 민주주의와 번영을 계속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미국 재계 인사들과 회동하며 ‘중국 세일즈 외교’에 나설 예정이다. 시 주석의 미국 방문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인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중국 역시 시 주석의 방미 성과에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미 관계가 올바른 궤도로 복귀하는 것을 촉진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 정상이 마주하는 장소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담장이 아닌 캘리포니아 북부 해안가의 역사적 사유지인 ‘파일롤리 에스테이트(Filoli Estate)’라고 AP통신 등은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대부호의 저택이었던 이곳에는 영국 르네상스 양식의 정원과 과수원·산책로 등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곳에서 4시간가량 머물며 정원을 걷고 점심을 함께한 후 소규모 확대 회담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시 주석이 방에 들어서 의자에 도달하는 걸음 숫자부터, 악수하는 타이밍까지 양 정상이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고도의 외교 활동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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