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전 아동 강제추행' 김근식, 항소심서 형량 늘어… 징역 5년

17년 전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재구속된 김근식이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2006년 미성년자 연쇄성폭행 혐의로 공개수배된 김근식. /자료=뉴스1

17년 전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가 추가로 밝혀지면서 만기 출소 하루 전 다시 구속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은 김근식(55)이 항소심 재판에서 원심보다 늘어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15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수원고법 제3-2형사부(김동규, 허양윤, 원익선)는 김근식에게 13세미만 아동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 징역 4년을, 공무집행방해와 상습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또 김근식의 정보를 5년간 공개할 것과 20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3년간 취업 제한, 10년간 위치추적장치 부착을 명했으며 검찰의 '화학적 거세' 청구는 기각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김근식에게 13세미만 아동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을, 폭행 혐의는 징역 1년을 선고하고 전자발찌 부착 10년 등을 명령했다. 1심 재판부도 '화학적 거세' 청구는 기각했다.

김근식은 지난 2006년 9월18일 경기 인천시 한 초등학교 인근 야산에서 13세 미만 피해 아동을 흉기로 위협해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번 사건은 검찰이 경기·인천 지역 경찰서 7곳에 보관 중인 성범죄 미제사건을 전수 조사하는 과정에서 지난 2006년 아동 강제추행 미제사건의 신원미상 범인의 DNA가 김근식의 DNA와 일치한다는 감정 결과를 받은 후 김근식을 추궁해 자백을 받아내면서 알려졌다.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김근식의 국선 변호인은 "2006년 13건의 성폭력 범죄를 자백했는데도 1건이 누락된 채 기소된 건 검사의 의도적 누락과 추가 기소가 충분히 의심되기 문에 공소제기 절차가 위법하다"며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김근식이 애초 범행을 자백할 당시 장소 진술을 하지 않아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었던 점 등 수사 경과 등에 비춰 봤을 때 검찰이 피고인의 죄를 알면서도 묵인한 것으로 볼 수 없고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화학적 거세'에 대해서는 "김근식이 출소 후 성범죄를 범할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화학적 거세는 형집행 종료 후 개인의 신체를 강제적으로 상당기간 실시한다는 점에서 헌법이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가 침해된다고 볼 수 있어 불가피한 경우에만 한해 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김근식이 형 집행을 종료하면 나이가 대략 60세 언저리가 될 것이고 그 시점은 성도착증이 어느 정도 완화되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엄격한 치료명령 요건이 충족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재판부는 "김근식의 성폭력 범행 죄질이 매우 좋지 않은 점과 상습성, 취약한 아동 청소년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점 등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고 피해자들이 김근식의 엄벌을 탄원하는 점, 피해자가 정신적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엄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근식은 지난 2006년 5~6월 수도권에서 미성년자 12명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징역 15년을 복역했다. 이어 대전교도소에 수감 중 지난 2012년 8월 동료 수감자 상해 혐의로 징역 4개월, 지난 2014년 5월 또 다른 동료 수감자 상해 혐의로 징역 8개월을 선고 받아 총 16년형의 연속 징역형을 받았다.

김근식은 지난해 10월17일 출소 예정이었으나 새롭게 제기된 '인천지역 아동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돼 재구속됐다. 하지만 수사 결과 김근식이 구금됐을 당시 벌어진 사건으로 범인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김근식 측 변호인은 검찰의 '불법 구금'에 따른 '위법 증거 수집'을 지적했다. '2006년 인천지역 아동 강제추행'은 김근식의 범행이 아닌데도 구속영장이 발부됐기 때문에 불법 구금된 상태에서 위법적으로 수집된 증거라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구속 후 김근식의 변명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김근식이 현재 재판 중인 아동 성추행 사건과 관련한 증거를 확보해 구속영장을 새로 발부받아 구속기소한 것이므로 위법적으로 수집한 증거로 기소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박재이 기자 wja0601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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