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 해결·고용창출···소셜벤처 키워야"

이덕연 기자 2023. 11. 1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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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셜벤처 평균 21.2명 고용
전체 인력 92.4%는 정규직 유지
취약층 고용 비중도 68.1% 달해
젊은 창업가 몰려···정책지원 절실
소셜벤처 기업 넥스트커넥트를 운영하는 이수현 대표가 15일 서울 서초구에서 벤처기업협회가 개최한 ‘임팩트스타 IR 데모데이’에서 사업모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벤처기업협회
[서울경제]

정현강 대표는 심각한 빈곤과 높은 자살률 등으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노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1년 ‘소셜 벤처’ 내이루리를 설립했다. 정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시니어이기에 잘할 수 있는 일'에 주목했다. 그가 찾아낸 사업은 시니어 배송원의 정기배송 대행 서비스. 내이루리가 고융 중인 약 70명의 시니어 배송원은 자체 플랫폼 ‘할배달’을 통해 전국 각지에서 의뢰받은 물품을 차량이나 도보로 배달한다. 원하는 업무 시간을 배저아고, 매번 같은 장소에 물품을 정기 배송하기 때문에 배송원들이 업무를 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내이루리는 사회적 가치 창출 능력을 높게 평가받아 블루포인트파트너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했을 뿐만 아니라 현대그린푸드, GS리테일 등 대기업 고객사도 확보하며 성장하고 있다.

빈곤 해결·소외 계층 지원 등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수익을 내고 성장하는 소셜 벤처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사회 문제 해결과 고용 창출을 동시에 해낸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가 지원하고 키워내야 할 기업 모델로 꼽힌다. 특히 1995년생 정 대표처럼 기업 활동을 통한 사회 혁신을 추구하는 젊은 창업가들이 주로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15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국내 소셜 벤처는 평균 21.2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전체 고용의 92.4%는 정규직으로 안정적인 일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취약 계층을 고용하고 있는 소셜 벤처 비중은 68.1%에 달한다.

사회 혁신과 기업 성장이라는 ‘가치’에 도전할 수 있다는 매력 덕분에 능력있는 창업가들도 몰리고 있다. 벤처기업협회가 주관하는 예비창업패키지 소셜 벤처 분야 지원을 신청하는 초기 창업 팀의 평균 매출은 2020년 764만 원에서 2년 만인 2022년 1610만 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각 창업 팀이 벤처캐피털 등 외부에서 유치한 투자 유치 평균 금액은 2020년 364만 원에서 2022년 1800만 원으로 6배나 늘었다. 국내 대기업들도 앞다퉈 소셜 벤처 지원에 나서는 추세다.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이날 환경 분야 소셜 벤처 육성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SK(034730)그룹은 이달 10일 인공지능(AI) 분야 소셜벤처 테스트웍스에 지원금 1억 원을 전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꾸준한 지원 덕분에 내이루리를 비롯해 넷스파(폐어망을 나일론 원료로 리사이클링), 긱플(동시에 여러 직장에서 일을 하는 ‘긱워커’ 대상 채용 플랫폼) 등 대표적인 소셜 벤처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며 "대기업, 대학이 연합해 소셜 벤처 기업가를 육성하는 경우도 생기는 등 소셜벤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다시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벤처기업협회는 2020년부터 예비창업패키지 소셜 벤처 분야 주관기관을 맡아 매년 소셜벤처 예비창업자를 발굴, 지원하고 있다. 직접 소셜 벤처에 투자하는 것 외에도 기업 경영 관련 컨설팅, 투자 연계 등도 제공해 성장을 돕고 있다. 이날 벤처기업협회가 서울 서초구에서 진행한 소셜 벤처 ‘임팩트스타 기업설명(IR) 데모데이’에도 10개 소셜 벤처 기업의 창업자와 투자자가 모여 열기가 뜨거웠다. 벤처기업협회는 투자사 임팩트스퀘어와 함께 10개 기업 중 3~4개 기업에 연내 3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시각장애인의 보행을 보조하는 로봇을 개발 중인 에이드올의 김제필 대표는 “창업가가 돼 공공이 담당하지 못하는 영역에서 수요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사회가 고령화되며 장애 확률 또한 증가하고 있는 만큼 기술을 더 발전시켜 고령층이 마주치는 장벽을 없애고 싶다”고 사업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하진봉 KOC파트너스 대표는 “과거 소셜 벤처는 수익이 나지 않아 경영을 지속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경쟁력 있는 기업이 다수 생기고 있다”며 “벤처·스타트업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기업 모델인 만큼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덕연 기자 grav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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