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감독 "황정민, '악의 끝판왕 보여드리겠다'고 하더라" [인터뷰②]

[OSEN=김보라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전두환 前 대통령을 모티프로 만든 전두광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 황정민(53)에 대해 김성수(62) 감독이 “황정민은 불덩이 같은 배우”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성수 감독은 15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황정민이 올렸던 연극 ‘리차드 3세’를 보면서 놀랐던 적이 있다. 리차드 3세는 역사상 가장 사악하고 내면이 비뚤어진 인물이다. 황정민이 그렇게 무시무시한 왕을 연기한 걸 보고 깜짝 놀랐던 거다. 내가 생각하는 탐욕의 화신이자, 굶주린 전두광을 표현하려면 황정민이 무조건 해야겠다 싶었다”라고 캐스팅 한 이유를 이 같이 밝혔다.

새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 제공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 전작 ‘아수라’(2016) 이후 7년 만의 복귀작이다.

황정민은 권력 찬탈을 꿈꾸는 보안사령관 전두광을 연기했다.

비주얼적으로 실존 인물과 닮지 않은 그에게 전두광 역을 맡긴 이유에 대해 김 감독은 “원래 인물의 싱크로율과는 무관했다. 제가 이야기를 만드는 것에 있어서 외모가 비슷한 건 중요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이어 “전두광은 (과거의 대통령을) 형상화한 인물로서 관객에게 납득이 되고 이해가 가도록 개연성을 확보하는 게 더 중요했다”고 캐릭터를 만든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서울의 봄’에 대해 “역사 재현극은 아니”라며 “탐욕의 왕인 전두광 때문에 모든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래서 모습은 어느 정도 비슷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근데 분장팀에게 '얼굴을 비슷하게 만들어달라’는 얘기는 안 했고 '대머리는 완벽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특히 '코 모양도 저처럼 벌렁코로 분장해달라’고 했다. 황정민도 자신의 모습으로 나가지 않고 외피를 지우겠다고 하더라. 그건 관객들로 하여금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캐릭터로 들어와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황정민이 ‘(분장이 잘 되면) 제가 악의 끝판왕을 보여 드리겠습니다’라고 하더라. 그 배우의 역량과 힘을 아니까 제가 믿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서울의 봄’의 극장 개봉은 오는 11월 22일.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 purplish@osen.co.kr

[사진]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