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사도 늦지 않았나”…33년만 ‘슈퍼엔저’에 엔화예금 1055억엔 폭증[머니뭐니]
원/엔 환율 860원대…보름간 증가폭 지난달 5배 넘어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엔화 가치가 33년만의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탈출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고수하고 있는 데다, 지난달 미국 국채 금리 급등세에 저렴한 엔으로 달러를 구입하는 ‘엔-달러 트레이드’가 활발해진 영향으로 1달러당 엔화 환율이 152엔 턱밑까지 치솟았다.
원/엔 환율 또한 100엔당 860원대로 떨어지면서 엔화예금 투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시장에선 일본은행이 사실상 실개입 조치 대신 구두 개입으로만 대응하고 있어 엔/달러 환율이 152엔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원/달러에 영향 받는 원/엔 환율은 현재 기조에서 다시 900원대를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51.92엔까지 뛰었다. 이는 지난해 10월 21일 기록했던 최고치 151.94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이를 넘어서면 달러화에 대한 엔화 가치는 1990년 버블경제 붕괴 이후 33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게 된다.
엔/달러 환율이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일본 정부도 ‘구두 개입’에 나서고 있지만, 사실상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는 못하는 모양새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14일 아침 기자회견에서 환율 관련 질문에 “계속해서 만전의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만 했다.
지난해 일본 당국은 151.94엔 수준에서 직접 개입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실개입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시장에선 일본 정부의 개입 기대 수준이 더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본 정부 개입 기대 수준이 152엔에서 155엔까지 다양하게 전망되고 있다”면서 “생각보다 엔화가 더 낮아진 상태로 정상화가 늦춰지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환율 때문에 국내 소비자물가가 크게 오르거나 경제가 어렵진 않아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요 20개국(G20) 중 4위를 차지하는 경제 대국인 일본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화폐 가치가 상당히 저평가된 상태다. 일본 정부가 마이너스 금리 기조를 유지하며 사실상 엔저를 용인하고 있고, 디플레이션 탈출 기조가 안정적으로 나타날 때까지는 역대 최대로 벌어진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좁힐 생각이 없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이에 원/엔 환율 하락세도 상당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까지만 해도 원/엔 재정환율은 종가기준 100엔당 911.11원을 기록하며 900원대 위에 있었다. 하지만 금세 900원대가 깨졌고, 7월 말 기준 899.6원을 기록했다. 이후 원/엔 환율은 900원 선에서 등락하다가 11월 들어선 860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역대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일엔 867.38원을 기록해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14일 또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867.78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865.57원으로 마감했다.
유례 없는 엔저에 은행권 엔화예금엔 자금이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13일 기준 엔화예금 잔액은 1조1140억엔으로, 10월 말 1조85억엔보다 1055억엔(한화 약 9000억원) 늘었다. 엔화 예금은 9월 말 9884억엔에서 10월 말 201억엔 늘었는데, 이달 들어선 보름 만에 전달 증가폭의 5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지난 6월 말(8819억엔)과 비교하면 2321억엔이나 늘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지난주 초반엔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에 원/달러 환율이 급락해 원/엔 환율도 860원대로 내려왔다. 원/엔 환율은 원/달러 환율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향후 달러 흐름에 따라 현재 기조로 가면 단기적으로 원/엔 환율이 900원대를 회복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내년 하반기 3~4분기를 지나면서 엔화 가치는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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