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日집권 자민 총재 선거 앞두고 잠룡들 공부회 발족…기시다 견제

김예진 기자 2023. 11. 1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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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경제안보상·고이즈미 전 환경상 공부회 시작
당내 기반 다지기·정책 발신 강화 등 목적 엿보여
[도쿄=AP/뉴시스]내년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당내 잠룡들이 잇따라 공부회를 발족하고 있다. 지지율이 최저치를 찍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를 견제할 목적이 엿보인다. 사진은 기시다 총리(맨 앞 줄 가운데)가 지난 9월 13일 개각을 단행한 후 새로운 내각 각료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그의 오른쪽에 다카아치 사나에 경제안보상이 미소 짓고 있다. 2023.11.15.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내년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당내 잠룡들이 잇따라 공부회를 발족하고 있다. 지지율이 최저치를 찍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를 견제할 목적이 엿보인다.

15일 마이니치신문, 아사히신문 등을 종합하면 자민당에서 공부회를 새롭게 발족하는 이들은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경제안보상과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전 환경상이다.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은 15일부터 '일본의 힘'이라는 공부회를 시작했다. 국력은 외교력·방위력·경제력·기술력·정보력·인재력에서 나온다고 정의하고 외교·안보에 대해 월 1~2회 논의하는 모임이다.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은 내년 9월 총재 선거를 앞두고 공부회를 발판으로 당내 기반을 굳히고 싶은 생각이다. "기시다 내각의 현직 각료면서 총재 선거 재선을 목표로 하는 기시다 총리에 대항하는 이례적 움직임이다. 향후 파문이 확산할 것"이라고 아사히는 분석했다.

극우 성향인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은 지난 2021년 10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바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지지를 받았으나 1위 기시다 총리, 2위 고노 다로(河野太郎) 디지털상에 밀려 3위를 기록했다. 다만, 국회의원표 부분에서는 고노 디지털상을 웃돌아 2위였다.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은 이미 차기 총재에 대한 의욕을 보여왔다. 지난 10월에는 내년 총재 선거와 관련 "다시 싸우겠다"고 언급했다.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을 '새로운 보수파의 스타'로 평가한 아베 전 총리가 지난해 7월 총격으로 사망했다.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이 지지 핵심과 방패를 잃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그가 공부회를 마련해 당내 기반을 다지고 간판 정책을 내놓으려는 목적이 있다고 마이니치는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공부회 발족도 아베 전 총리가 생전에 지지한 것이라는 견해 많다. 그가 다카이치 안보상에게 '동료 만들기'를 제언했다는 것이다.

총재 선거에서 후보자를 지지하는 의원 세력은 중요하다. 유력 포스트 기시다로 꼽히는 고노 디지털상은 이미 공부회 '화요회'를 가지고 있다.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화요회에서 19명 의원이 그를 지지한 이력이 있다.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은 무파벌이기 때문에 미리 당내 기반을 다질 필요가 있다.

다카이치 경제안보상과 가까운 당내 관계자는 공부회가 총재 선거를 노린 움직임이라고 아사히에 인정했다. "파벌들이 총재 선거 표를(표심을) 굳힌다면, 끼어서 들어갈 수 없다. 지금부터 준비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특히 자민당 내에서 보수색 짙은 정책을 요구하는 '암반 지지층'이 이탈하고 있다는 위기감이 강한 지금,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으로 기대가 모이기 쉬운 환경이다.

[도쿄=AP/뉴시스]내년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당내 잠룡들이 잇따라 공부회를 발족하고 있다. 지지율이 최저치를 찍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를 견제할 목적이 엿보인다. 사진은 고이즈미 신지로 가 환경상을 역임하던 지난 2020년 1월 15일 환경성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는 모습. 2023.11.15.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일반인이 자가용을 사용해 유료로 손님을 태우는 '라이드 쉐어' 도입을 목표로 한 초당파 공부회를 오는 22일 발족할 예정이다.

자민당과 연립여당 공명당, 제1 야당 입헌민주당,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의 의원들이 참여하는 이 공부회는 라이드 쉐어에 반대하고 있는 택시업계 등의 의견도 들으며 논점을 정리할 예정이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와 가깝다. 스가 전 총리의 주변에서는 그의 재등판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뿌리깊다.

자민당의 한 중견 의원은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내년 총재 선거를 앞두고 스가 전 총리가 주선하는 형식으로 (자신의) 정책에 대한 발신을 강화하고 싶은 것"이라고 짚었다.

라이드 쉐어는 기시다 총리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정책이다. "주목도가 높은 정책인 만큼 총재 선거를 위해 어필하면 좋은 테마"라고 마이니치 신문은 풀이했다.

한 각료 경험자는 기시다 총리가 정책을 펼치려는 데, 그와 거리가 먼 고이즈미 전 환경상 등이 행동하는 것은 "그 정도로 지금 (총리) 관저가 약해졌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집권당의 총재가 총리 자리에 오른다. 총재 선거는 당 국회의원 표와 전국 당원·당우 투표로 배분이 결정되는 '당원표'로 치러지게 된다.

앞서 이달 초 교도통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자민당 총재로 적합한 인물을 묻는 질문에 1위는 20.2%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이었다. 2위가 14.2%로 고노 디지털상, 3위가 14.1%인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었다. 이어 4위가 10.0% 다카이치 경제안보상, 5위가 5.7%로 기시다 총리였다.

기시다 총리의 최근 지지율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소득세 감세 등이 여론의 반감을 산 가운데 차관급 3명이 잇따라 파문을 일으키며 낙마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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