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예산 증액 여야 입장차···민주당 “원상복구” VS 국민의힘 “재구조화”

이두리·조미덥·김윤나영 기자 2023. 11. 1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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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과학기술부장관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미래세대 위한 R&D 예산 연구현장 소통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1.15 박민규 선임기자

여야 모두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5조2000억원 삭감된 연구·개발(R&D) 예산을 증액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구체적 내용을 보면 입장차가 크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여당이 일방적으로 삭감한 R&D 예산을 원상복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전반적인 삭감 기조를 유지하면서 성장 동력 육성 예산을 늘리는 ‘재구조화’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미래세대를 위한 R&D 예산 관련 연구현장 소통 간담회’에서 “비효율적 예산이나 불필요한 자원을 줄이는 대신 미래를 위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혁신 동력을 키워주는 연구·개발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역시 “R&D 시스템에 비효율적인 부분을 과감하게 걷어내고 세계 최초, 세계 최고의 연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의장은 간담회가 끝난 뒤 “윤석열 정부에서 전반적으로 R&D 예산을 삭감하기로 한 기조는 유지하는 건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방적으로 삭감이라기 보다는 R&D 예산 재구조화”라며 “재구조화 과정에서 놓치거나 보완할 부분이 있는지를 국회 심의 과정에서 다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 R&D 사업 재검토를 지시한 직후인 지난 8월 국민의힘은 ‘R&D 카르텔’로 인해 예산이 비효율적으로 책정됐다며 예산 삭감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장 연구자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R&D 예산 복원에 나서면서 국민의힘도 일부 예산을 증액하겠다고 나섰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대통령실에선 R&D 예산 증액에 그렇게까지 나설 필요가 있냐고 했는데 당에서 밀어붙였다”라며 “민주당에서 예산을 늘렸다고 홍보할 텐데, 우리도 늘릴 생각이 있으면 먼저 알려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오전 대전시 중구 용두동 민주당 대전광역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R&D 예산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삭제된 R&D 예산을 국회 심사 과정에서 복원하겠다며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 국회 과방 예산안심사소위원회에서 정부가 편성한 과기정통부 예산에서 약 2조원을 증액하고 약 1조2000억원을 감액해 총 8000억원 가량을 순증한 예산안을 단독 의결했다. 구체적으로 과학기술계 연구원 운영비 지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포함해 4대 과기원 학생 인건비 등 약 2조원을 증액했다.

의결 후 예산소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표’ R&D 삭감을 되돌렸다”며 “불필요한 경비 및 예산은 과감하게 줄이는 대신 삭감된 청년 연구자 인건비를 복구하고, 과학기술 분야 연구원들의 지속 사업에 대한 예산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민주당은 정부가 삭감한 R&D 예산 5조원을 원상 복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수천억원 정도만 증액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대전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무슨 생각에서인지 (정부에서) R&D 예산을 대폭 삭감해서 젊은 연구자들이 연구직에서 쫓겨나거나 생계에 위협을 겪는 황당무계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반드시 R&D 예산을 복원해서 국민들의 걱정거리도 덜어드리고 젊은 연구자들의 희망도 꺾지 않고 대한민국이 지속적으로 성장·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춰 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도 R&D 예산 일부를 복원한다는 데 민주당과 어떤 점에서 다른가라는 질문에 “국민의힘에서 그나마 반성하고 복구하겠다고 하는 것은 다행으로 생각한다”면서 “역시 말은 해놓고 행동을 하지 않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되는데 그러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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