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삽 뜬 세계 최초 재활용 플라스틱 단지...“벌써 30%물량 선판매”
SK지오센트릭이 울산시에 축구장 22개 크키의 재활용 플라스틱 클러스터를 짓기 위한 첫 삽을 떴다. 이곳에선 폐플라스틱을 고열을 가하는 등의 방식으로 화학적 재활용해 다시 만든다. 플라스틱은 그간 썩지 않고, 화석연료로 만들어진다는 이유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여겨져왔는데, 매립이나 소각하지 않고 사용이 가능해지며 오명을 벗을 수 있을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지오센트릭은 15일 울산광역시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 내 21만5000㎡ 부지에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울산ARC’를 조성하는 기공식을 열었다. 국제규격 축구장 22개 넓이의 클러스터 공사엔 총 1조8000억원이 들어갔고, 오는 2025년 말 완공해 2026년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폐플라스틱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보니 이날 기공식엔 한덕수 국무총리 등 정부 관계자들도 참여했다.
◇쓰레기로 버려지는 폐플라스틱 재사용 가능
울산 ARC의 가장 큰 특징은 한 곳에 세 가지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모두 적용했다는 점이다. ARC에는 향후 플라스틱 용기, 가전제품 등에 쓰이는 폴리프로필렌(PP)를 재활용하는 고순도 PP 추출, 유색 페트병, 폴리에스터 원단 등을 재활용해 원료로 만드는 해중합, 재활용이 어려워 주로 일반쓰레기로 버려지는 과자봉지 등의 폐비닐을 석유화학의 원료인 납사로 바꾸는 열분해와 후처리 공정이 모두 들어간다. 3대 기술이 한 데 모인 클러스터는 ARC가 세계 최초이며, 화학적 재활용 클러스터 중 세계 최대 규모다. 2026년 울산ARC가 본격 가동되면 매년 폐플라스틱 32만t이 이곳에서 재활용될 예정이다. 이는 국내에서 연간 소각 또는 매립되는 폐플라스틱(350만t)의 10% 수준이다. 가정에서 분리수거하는 페트병 등 폐플라스틱 뿐 아니라 종량제봉투에 섞어 버리는 작은 비닐들까지 오염수준, 색상 등과 관계없이 모두 재활용 가능해진다.
플라스틱은 1800년대 중반 처음 발견된 된 후 ‘친환경 소재’로 이름을 알렸다. 대규모 벌목이 필요한 종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로부터 150년이 지난 최근 플라스틱은 화석연료로 만들어지고 썩지 않는다는 이유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그 평가가 뒤바꼈다. 울산ARC에서 향후 버려지는 플라스틱의 재활용이 가능해지면 플라스틱은 다시한번 ‘친환경 소재’로 탈바꿈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향후 폐플라스틱의 재활용양이 늘어나면 한국도 석유 수입 대신 국내 쓰레기로 석유화학제품(플라스틱)을 만드는 ‘도시유전’을 가진 산유국이 된다.
◇첫 삽 뜨기도 전 30% 선판매…”프랑스 등 해외도 진출”
전 세계 화학 업체들도 울산 ARC를 주목하며 기술 참여에 나섰다. 캐나다 해중합 기술 기업 루프, 미국의 PP 추출 기업 퓨어사이클테크놀로지(PCT) 등은 울산 단지에 합작 공장을 통해 진출했다. 다니엘 솔로미타 루프 사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화학 제조업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SK지오센트릭은 루프에게 이상적인 파트너”라고 했다. 더스틴 올슨 PCT 사장도 “한국은 제조업을 선도하는 국가이자 우수한 전문 인력을 보유한 국가이기 때문에 우리 기술 시설을 구현하기에 최적의 지역이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저마다 “리사이클 원료 비율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내세우면서 전 세계에서 공장을 짓기도 전부터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ARC 첫 삽을 뜨기도 전에 판매물량의 30%를 선판매했고, 2025년 말 완공 전 70%를 선판매 할 예정이다. 상업 가동 후 연매출은 7000억, 영업이익은 2500~3000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6년 내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SK지오센트릭 측은 내다보고 있다. 추후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전 세계의 정말 다양한 기업들을 만나고 있다”며 “프랑스에서는 적극적인 지원 약속을 받는 등 해외 진출도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중”이라고 했다.
폐플라스틱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나면서 이 시장은 향후에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 “2050년 생산되는 전 세계 플라스틱의 60%는 재활용 플라스틱일 것”이라고 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등의 움직임으로 불황을 겪는 석유화학업계는 폐플라스틱 사업 등 순환경제 투자를 늘려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입장이다. 나 사장은 “2020년 우리가 보유한 대한민국 최초의 화학공장으로 상징적 의미가 큰 납사분해설비(NCC)를 선제적으로 가동중지했을만큼 화학산업의 위기가 거론되는 시기인 것은 맞지만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것”이라며 “플라스틱 재활용 핵심기술을 보유한 울산 ARC를 통해 국내 화학산업의 르네상스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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