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40대 영끌족이 2030 영끌족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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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기자도 영끌족이다.
40대가 되면서 영끌족이 됐다.
손해를 보고 처분한 2030세대가 많을 것 같다.
주식이나 코인처럼 집을 사고파는 2030이 많다는 얘기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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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기자도 영끌족이다. 40대가 되면서 영끌족이 됐다. 내 집 마련을 위해서 은행 대출을 받았다. 빚을 낼 때 고민이 많았다. 처음 받아본 대출은 아니었지만 규모가 이전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컸기 때문이다. 겁이 나기도 했다. 이게 맞는 선택인가 의심도 들었다. 하지만 건너온 다리가 불타버렸기 때문에 돌아갈 수는 없었다.
대출은 컸지만 월급으로 매달 원금과 이자를 갚기엔 문제가 없었다. 물론 외식, 여행 등 지출은 크게 줄었다. 지금도 어린 아들과 장난감 가게를 지날 때면 식은땀이 난다. 괜히 아이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고 말을 걸 때도 있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가계 빚이 급격한 내수 위축을 가져온 셈이다.
하지만 소비를 줄여서라도 감당할 수 있다면 빚내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100% 현금만으로 평균 12억원(10월 기준 KB부동산 통계) 하는 서울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갚을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까지 은행 대출을 막는 건 횡포, 억지다. 가계 부채가 무섭다고 대출을 막기 시작하면 현금 부자들만 신나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문제는 갚을 능력이다. 지난해 20·30대가 갚을 능력이 없어 집을 대거 처분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전국에 걸쳐 12만채를 던졌다. 집값이 한창 떨어지는 시기에 벌어진 일이다. 손해를 보고 처분한 2030세대가 많을 것 같다. 주식이나 코인처럼 집을 사고파는 2030이 많다는 얘기도 들린다.
원칙은 간단하다. 대출을 무서워하거나 금기시할 건 아니지만 영혼까지 끌어모으지 않는 거다. 내 월급으로 감당할 정도만 빚을 내야 한다. 금리 상승기에 무턱대고 변동금리 대출을 받거나, 반대로 금리 하락기에 고정금리 대출을 받는 실수도 범하지 말아야 한다. 서울 살면서 월급만 받아서 내 집 마련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숙, 자취 생활을 오래 한 지방 출신 젊은이들의 내 집 마련 꿈은 더 절실하다. 감당할 수 없는 빚을 낸 건 잘못이지만 비난하지 말았으면 한다. 이들이 좌절하지 않게끔 주거사다리를 잘 만들어 주는 게 기성세대와 정책당국의 역할이다.
[문지웅 경제부 jiwm80@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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