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이라 학살 당했는데…"개종 안 마쳐서" 공동묘지 대신 공터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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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의해 피살된 20대 유대인 여성이 "개종을 마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동묘지 대신 공터에 매장돼 이스라엘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스라엘 국민이자 유대인임에도 개종하지 않았단 이유로 공동묘지에 매장되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차별이며,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사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이스라엘군의 사기를 저하하는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게 이들 비판 세력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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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 담당한 유대교 원리주의 랍비 측 "개종절차 완료 못해 유대인 공동묘지 매장 자격 없어"
이스라엘 군 복무 미개종자 7000여명 달해...여론 "군 사기 저하하는 불안 요소" 우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의해 피살된 20대 유대인 여성이 “개종을 마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동묘지 대신 공터에 매장돼 이스라엘 여론이 들끓고 있다.
13일(이하 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유대인 혼혈인 알리나 팔라하티(21)는 지난달 7일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 인근에서 열린 음악축제 ‘노바 페스티벌’에 참가했다 현장을 급습한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살해됐다.
당시 하마스의 공격으로 축제 참가자 270명가량이 피살당하고 1400명 이상이 다쳤으며 9명이 실종됐다.
숨진 이들의 대다수가 청년이었던데다 비무장한 유대인과 외국인이 대거 피살돼 이스라엘 역사상 최악의 학살사건 중 하나로 기록됐다.
이후 알리나의 유가족은 생전 고인이 유대교 개종 절차를 진행하고 있던 만큼 이스라엘 하이파 지구에 위치한 유대인 공동묘지인 ‘베이트 시안’에 매장하려 했다.
이 묘지는 기원전 로마 제국의 유적과 고대 유대인 지하묘지 등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유서 깊은 곳이다.
묘지를 담당하는 유대교 원리주의 랍비 측에서 알리나의 매장을 막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알리나가 유대인 혼혈일지라도 “유대교의 장례 율법상 사망 전 개종 절차를 마치지 않아 공동묘지에 매장될 자격이 없다”는 게 랍비 측이 제시한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탓에 알리나의 시신은 공동묘지 울타리 바깥의 공터에 매장됐다.
알리나의 어머니인 올가는 “알리나는 유대인이란 이유로 살해당했다”며 딸이 마땅히 공동묘지에 매장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같은 사례는 또 있다.
알리나가 피살된 같은 날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와 인접한 도시 아스글론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도중 유대인 일가족 4명이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에게 피살됐다.
당시 사망자는 가장인 예브게니 캅시터와 아내 디나, 자녀 알린(8)과 에이탄(5)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유가족 또한 숨진 일가족을 디모나 공동묘지에 매장하려 했으나, 알리나와 같은 이유로 거부돼 묘지 울타리 밖에 묻혔다.
이러한 실태는 이스라엘 입법부인 크네세트의 최근 토론 과정에서 드러났다. 크네세트는 이스라엘 군(IDF)에 복무 중인 이들의 개종 절차 처리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례들을 접했다고 한다.
이 같은 사례에 대해 오데드 포러 크네세트 이민·디아스포라위원장은 “자신의 피로 이스라엘 땅을 거룩하게 한 사람이자 포로의 터전을 떠나 이곳으로 피난 온 이들에 대한 최대의 모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엘라자르 스턴 크세네트 의원 또한 “유대교 전체를 대신해 사과한다”며 “이것(공동묘지 매장 거부)은 우리가 속한 유대교가 아니다. 우리 자녀의 것도, 우리 손자의 것도 아니며 나의 유대교가 아니다”라고 충격을 전했다.
이스라엘 정치권과 여론, 세속주의 랍비 등은 유대교 원리주의자들의 이번 공동묘지 매장금지 행태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스라엘 국민이자 유대인임에도 개종하지 않았단 이유로 공동묘지에 매장되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차별이며,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사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이스라엘군의 사기를 저하하는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게 이들 비판 세력의 주장이다.
이스라엘 당국에 따르면 IDF 복무자 가운데 유대교로 개종하지 않은 이의 수는 7000여명에 달한다.
이와 관련 유대교 망자 추모위원회 소속 원리주의 랍비인 엘리에제르 심차 와이스는 “잔인한 공격을 받은 이에 대해 유대인과 비유대인을 구별하지 않을 것”이라며 관련 해결책을 제안할 것이라 해명했다.
현지용 온라인 뉴스 기자 h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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