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 ML 도전 선언하나... MLB 신분조회 요청에 LG 차명석 단장 "고우석 측 내일(16일) 만나 이야기 들어볼 것"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5일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으로부터 LG 고우석, 키움 이정후에 대한 신분 조회 요청을 지난 14일에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15일) 해당 선수는 각각 LG 트윈스, 키움 히어로즈 구단 소속 선수임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신분 요청 조회는 말 그대로 해당 선수에 관한 공식적인 신분을 단순하게 확인하고자 하는 것을 뜻한다. 이에 신분 요청을 조회했다고 해서 반드시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이 보장된다고는 볼 수 없다.
지난 2017년에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양현종을 비롯해 정의윤과 손아섭, 3명에 대해 신분 조회를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의윤과 손아섭은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하지는 않았다. 이번 고우석에 대한 신분 조회 요청 역시 반드시 계약으로 연결된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한 곳이라도 고우석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고우석과 이정후는 나란히 2017시즌 KBO 리그에 입성했다. 그리고 올 시즌까지 한 팀에서만 7시즌 동안 활약하면서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한 해외 진출 자격을 얻었다. 이에 구단의 허락을 받은 뒤 해외 도전을 시도할 수 있다. 이미 공개적으로 메이저리그를 향한 꿈을 밝힌 이정후는 적절한 시기를 정해 포스팅을 신청할 예정이다. 키움 히어로즈 구단 역시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월 키움 구단은 내부 논의를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밝힌 이정후의 의지와 뜻을 존중하고 응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구단 차원에서도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돕고 지원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전했다.
이정후는 광주서석초-휘문중-휘문고를 졸업한 뒤 2017년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이어 올 시즌까지 키움 히어로즈에서 활약하면서, 7시즌 통산 88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0(3476타수 1181안타) 2루타 244개, 3루타 43개, 65홈런, 515타점 69도루 383볼넷 39몸에 맞는 볼 304삼진 장타율 0.491, 출루율 0.407, 19실책의 성적을 각각 올렸다. 지난해에는 타격 5관왕을 차지하면서 정규시즌 MVP의 영광과 함께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시즌 중에는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가 직접 키움 히어로즈의 홈구장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찾아 이정후를 면밀하게 관찰했다.
이정후는 지난 7월 불의의 발목 부상을 당하며 시즌을 일찌감치 접었지만, 이미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이정후를 향한 평가는 끝난 상황이다. 최근에는 미국 현지에서 이정후의 행선지를 점치는 기사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미국 매체 ESPN의 파산 기자는 이정후에 관해 "이정후는 지난 2000년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한 추신수에 이어 가장 재능이 넘치는 한국인 야수(Lee is the most talented Korean position player to come to MLB since Shin-Soo Choo signed with Seattle in 2000)"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정후의 나이는 25세에 불과하다(he's just 25 years old). 그는 KBO 리그에서 활약하는 7시즌 동안 모두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다. 또 삼진을 좀처럼 당하지 않는다.(he hit over .300 in all seven of his seasons in the KBO, he doesn't strike out)"고 호평했다.
갈산초-양천중-충암고를 졸업한 LG 고우석은 2017년 LG 트윈스에 1차 지명으로 입단, LG 트윈스의 클로저로 활약 중이다. 올 시즌까지 7시즌 동안 354경기에 출장해 19승 26패 139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마크했다. 개인 통산 총 368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305피안타(29피홈런) 163볼넷 401탈삼진 145실점(130자책)의 성적을 거뒀다. 2022시즌에는 42세이브를 올리며 세이브왕에 올랐다.
당초 LG는 고우석이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취득하기 전에 팀 내 프랜차이즈 스타인 오지환과 마찬가지로 다년 계약을 논의하려고 했다. 그러나 아직 다년 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고우석이 해외 진출 도전을 선언할 가능성도 있다. 차명석 LG 단장은 15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16일 고우석 측과 만나 이야기를 일단 들어보려고 한다"면서 말을 아꼈다. 고우석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려면 소속 구단인 LG의 허락을 받아야 하므로 반드시 양측의 대화가 필요하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한 LG가 만약 고우석이 해외 진출 의사를 밝힐 경우, 구단 차원에서도 깊은 논의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정후와 고우석은 이제 야구계의 유명한 한 가족이 됐다. 고우석이 지난 1월 이정후의 여동생인 이가현 씨와 백년가약을 맺으면서 한 집안이 된 것. 이정후의 아버지는 한국 야구 역사에서 살아있는 레전드로 평가받는 LG 트윈스의 이종범 주루 코치다. '매제' 고우석과 '처남' 이정후가 나란히 메이저리그 무대를 누비는 모습을 한국 야구팬들에게 또 다른 풍성한 스토리를 안길 수 있다. 이정후와 고우석 모두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에 성공한다면 한국 야구는 물론, 한 집안에서 두 명의 메이저리거가 탄생하는 셈이다. 지난해 행크 콩거(한국명 최현) 전 롯데 자이언츠 코치이자 현 미네소타 트윈스 코치는 스타 뉴스에 "이정후는 타석에서 정교함이 매우 돋보이는 선수다. 주력도 좋고 외야 수비도 뛰어나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도 관심이 크다"고 호평한 뒤 "고우석 역시 박세웅(롯데)과 함께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능한 투수"라고 꼽은 바 있다.
과연 한국 야구사에 있어서 최초로 한 집안에서 두 명의 메이저리거가 탄생할 것인가.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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