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울산 ARC로 화학산업 르네상스 이끌 것"
SK지오센트릭은 세계 최초의 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인 '울산 ARC' 착공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SK그린캠퍼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을 비롯해 글로벌 파트너사인 캐나다 루프의 다니엘 솔로미타 CEO, 미국 PCT 더스틴 올슨 CEO, 영국 플라스틱에너지 잉 스테이튼 부사장 등 각 사 주요 경영진이 참석해 울산 ARC 의미와 목표 등을 설명했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화학산업의 위기가 거론되는 시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것"이라며 "플라스틱 재활용 핵심기술을 보유한 울산 ARC를 통해 국내 화학산업의 르네상스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재생, 부흥(부활)의 개념인 르네상스를 플라스틱에 적용, 폐플라스틱을 새로운 자원으로 만들어 다시 쓰임새를 찾도록 하고 화학산업에도 생기를 불어넣겠다는 포부다.
나 사장은 지난 2020년 SK지오센트릭이 보유한 대한민국 최초의 화학공장인 납사분해설비(NCC)를 선제적으로 가동중지했던 일에 대해 먼저 설명했다. NCC는 1972년 가동을 시작, 회사의 상징이자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주는 존재였다.
나 사장은 "글로벌 경기에 따른 수익성 변동이 큰 사업에서 벗어나 우리 힘으로 미래를 만드는 새로운 사업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며 "견고한 매출을 내던 공장을 끄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그보다 변화에 대한 확신이 컸기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변화를 기업문화에 적용하기 위해 사명도 SK종합화학에서 SK지오센트릭(지구중심적 의미)으로 변경했고 회사는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플라스틱 재활용, 고기능 신규 플라스틱 생산으로 기존 대비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혁신의 방향"이라고 밝혔다.
SK지오센트릭 울산 ARC의 경쟁력은 세계 3대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한 곳에 구현,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을 효율적으로 재활용하도록 만든 것이다. 플라스틱을 전혀 쓰지 않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플라스틱을 현명하게 쓰는 방법을 찾고자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울산 ARC가 가동되면 매년 32만톤 규모의 폐플라스틱 재활용이 가능하다. 국내에서 한 해 동안 소각 또는 매립되는 폐플라스틱(350만톤)의 약 9%가 처리가능한 수준이다. SK지오센트릭은 한국에 플라스틱 재활용 1호 공장을 설립해 국내 환경문제 해결에 먼저 기여하고, 추후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나 사장은 "프랑스에서는 적극적인 지원 약속을 받는 등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파트너사 CEO들도 자사의 기술력 그리고 울산 ARC와 함께할 미래 성장 계획 등에 대해 설명했다.
다니엘 솔로미타 루프 CEO는 "SK지오센트릭과 울산 ARC 뿐만 아니라 프랑스에서도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화학 제조업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SK지오센트릭은 루프에게 이상적인 파트너"라고 말했다. 루프는 큰 분자 덩어리의 중합을 해체해 기초 원료물질로 되돌리는 해중합 기술로 페트(PET)를 재활용한다.
솔로미타 CEO는 "SK지오센트릭 그리고 프랑스 환경전문기업 수에즈(SUEZ)와 프랑스 생타볼(Saint-Avold) 지역에 부지 선정을 완료한 상태"라며 "100% 무한 재활용 가능한, 새로운 플라스틱 수준의 재활용 페트(PET)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2027년 시운전이 목표다.
더스틴 올슨 PCT CEO는 "PCT는 고순도 PP(폴리프로필렌) 추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재활용 플라스틱의 품질을 저해하는 잔여물(오염물질, 색, 냄새 등)을 완벽히 제거해 신규 제품에 '준하는' 수준이 아니라 구별이 불가할 정도로 동등한 품질의 초고순도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영국 플라스틱에너지는 열분해 기술로 폐비닐 등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수 있으며, 2016년부터 스페인에서 공장을 운영 중으로 토탈에너지, 엑손모빌 등과도 협업하고 있다. 잉 스테이튼 부사장은 "울산ARC 구축을 통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이 전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매립, 소각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재활용을 위해 화학적 재활용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플라스틱 순환경제 분야에서 놀라운 리더십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도 우선 순위가 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며 "SK지오센트릭은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 중심으로 향후 아시아 및 글로벌 지역에서 최고의 기업이 될 것으로, 플라스틱 에너지는 당진 제2열분해 공장 건설 등 추가 협의를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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