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했던 민족보다 지배당했던 민족의 음악을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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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후반 자메이카에서 발생한 '스카'라는 장르의 음악으로 제주어 노래를 하며 관심을 끌었던 밴드 사우스카니발이 결성 15주년을 맞았다.
사우스카니발 리더 강경환(43)은 15일 제주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배했던 민족의 음악보다 지배당했던 민족의 음악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밴드 결성 15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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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1950년대 후반 자메이카에서 발생한 '스카'라는 장르의 음악으로 제주어 노래를 하며 관심을 끌었던 밴드 사우스카니발이 결성 15주년을 맞았다.
사우스카니발 리더 강경환(43)은 15일 제주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배했던 민족의 음악보다 지배당했던 민족의 음악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3대 록 페스티벌 중 하나인 일본의 후지 록 페스티벌에 선 뒤 중국, 동남아, 터키를 거쳐 유럽으로 가고 궁극적으로 미국에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새 앨범 '이어도사나'를 소개하면
▲ 새로 낸 더블 싱글 앨범은 70년대 사운드를 구현하기 위해 7인치 LP로 제작하고 있다. '이어도사나'와 '고싸 고라시녜 설룬 애기야'라는 두 곡이 실려 있다. 이어도사나는 제주의 해녀와 어부들이 불렀던 노동요에 제주굿에 쓰이는 전통 악기들과 아프로비트를 접목해 고단하고 억척스럽게 살아온 제주 사람들의 삶을 표현한 곡이다. 다음 곡은 '방금 말해줬잖아 이 바보 같은 녀석아'라는 의미의 제주어다. 오랫동안 함께한 멤버가 가끔 말이 안 통해서 답답했던 심정을 제주어 가사로 유쾌하게 표현했다.
-- 새 앨범에 대한 반응은
▲ 이번 앨범 릴리즈를 일본에서 한다. LP 500장을 제작하는데 300장 정도를 일본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국내보다 일본에서의 반응이 좋다. 인스타 릴스에서 '이어도사나'는 조회수가 78만5천 이상 올라가고 있고, '고싸 고사시녜 설룬 애기야'는 10만5천 정도다. 다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합치면 누적 100만이 넘는다. 발매한 지 2주 만의 성과에 소속사도 깜짝 놀라고 있다.
-- 밴드 결성 15년이 됐다.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 2008년 서귀포에서 결성했다. 앨범을 낸 기준으로 하면 데뷔한 지 12년이다. 그동안 26명이 밴드에 들어왔다가 나갔다. 관악기 주자들이 많이 바뀌었다. 기타나 베이스는 평일에 방과 후 수업 등을 통해 돈을 벌 수 있었지만, 관악기는 그러지 못했다. 음악 판에서 제가 좀 '쎈 형', '나쁜 형' 이미지가 있다. 월급이 나오지 않는 밴드를 끌고 오려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생계 문제도 있지만 너무 좀 강단 있게 밀어붙이는 그런 부분에 불만을 갖는 친구들도 있었다. 40년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활동하는 밴드가 되려면 리더가 되면 안 되고 보스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 초기에 '스카' 장르를 주로 했다
▲ 제주의 역사를 봤을 때 지배했던 민족의 음악보다 지배당했던 민족의 음악이 더 맞겠다고 생각하게 됐고, 전 세게 음악들을 찾다가 중남미 국가의 음악들을 접하게 됐다. 자메이카는 400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흑인을 데리고 와 노예 시장이 열렸던 곳이다. 그 후손들의 음악이 정서적으로 우리랑 비슷한 부분이 있겠다 싶었다. 음악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억압과 핍박을 받았지만 원래 흥이 넘치는 민족이고 특유의 리듬감이 있다. 제주의 음악도 살짝 느긋하면서도 오늘 아니면 내일이 있어 같은 느낌, 서로 위로해주고 만족하는 소소한 그런 점들이 비슷하다.
-- 향후 계획은
▲ 앞으로 3년 동안 일본 시장을 공략해서 세계 3대 록 페스티벌 중 하나인 후지 록 페스티벌에 설 계획이다. 그 이력을 갖고 다시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동남아, 터키를 통해서 점점 서방으로 가서 유럽에서 활동하다가 미국으로 가려고 한다. 15년 동안 달려왔으니까 앞으로 또 15년, 적어도 30년 동안 음악을 연구하듯이 계속해서 파고드는 아티스트가 되겠다. 40년 동안 활동한 쿠바의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처럼 월드투어를 하고 싶다. 그렇게 달리기 위해서 끊임없이 나 자신을 채찍질하겠다.
-- 제주 뮤지션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 친할수록 더 '구린 것은 구리다', '그거 좀 너무 아니다' 등 질책하고, 잘하는 건 '정말 잘했다', '부럽다'고 칭찬해야 한다. 그래야 서로가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상처받고 떠나버린다. 진실하게 얘기해봐야 자신에게 득 될 것이 뭐가 있냐고 계산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kh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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