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8-③ 사포텍족의 피라미드 유적지 '몬테알반'
신전을 둘러보고 멕시코 고대 천문 유적지 중 가장 아름답다는 ‘빌딩 J’(천문관측소로 추정)로 간다. 빌딩 J는 특이한 오각형의 건축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이곳도 광장 주변 다른 건물처럼 일정 각도로 정렬돼 있다. 건물 안 각진 벽에는 온갖 그림이 새겨져 있으나 복구 과정에 연결이 잘 안 된 듯한 느낌이 든다. 고고학자는 빌딩 J를 하늘을 관찰하여 종교의식과 농사 시기를 결정하는 천문대로 추정한다.
천문대를 둘러보고 상징적인 계단을 올라 남쪽 플랫폼 정상에 오르자 어디선가 불어오는 시원한 계곡 바람이 더위를 씻어준다. 몬테 알반 피라미드는 평지에 축조한 테오티우아칸 피라미드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축조 시기도 앞서고, 산악 지형 특성을 살려 산 정상에 축조함으로써 당시 위세는 훨씬 강했을 것 같다.
사방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피라미드 위치가 갖는 상징성은 크기에 상관없이 명당인 것 같다. 정상에 서면 유적지 내 모든 건축물이 내려다보이고 조금만 고개 돌리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오악사카 계곡 원주민 마을이 내려다보이며 먼 발치에 있는 오악사카 시내까지도 가물가물 보인다. 먼 옛날 사포텍 문명 고전기에 이런 지리적 이점까지 고려해 터를 잡은 그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남쪽 플랫폼(피라미드)에서 내려와 광장 모서리에 있는 사포텍족의 전통 공놀이 경기장으로 간다. 가는 길에 신비롭게 춤추는 인간을 새겨 놓은 단잔테 석조부조 40여점을 만난다. 독특하면서도 해학적인 미를 간직한 부조 형상을 카메라에 담다 보니 왜 고대인이 이것을 세웠는지를 알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지만 고대 석조예술의 깊은 역사의 향기를 느낀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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