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의장 후보자 근무 중 주식거래 질타…여당도 엄호 수위 조절
“합참의장 되면 골프 안 치겠다”
자녀 학폭은 “인지 못했다”
민주당 “최악의 인사 참사” 비판
김명수 합동참모본부(합참) 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근무시간 주식 거래와 골프, 자녀 학교폭력 등을 두고 질타가 이어졌다. 야당은 “받아들일 수 없는 최악의 인사”라고 평가했다. 여당조차 김 후보자의 근무 중 주식 거래는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김 후보자는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수차례 고개를 숙였다.
김 후보자는 13일 국회 국방위원회가 진행한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난해 1월17일 오전 주식 거래를 한 것이 잘못이라는 점을 인정하며 “당시는 국방부 국방개혁실 국방운영개혁추진단에 있을 때”라고 말했다. 작전 조치 요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안보 상황을 확인하고 대응해야 하는 자리는 아니었다는 취지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난해 1월부터 2년간 근무시간에 십수차례 주식·상장지수펀드(ETF)를 거래했고 특히 1월17일에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 2시간이 지나지 않은 시각에 ETF 약 10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김 후보자의 근무 시간 중 주식 거래는 지난 5월 불거진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상임위원회 중 가상자산 거래 논란을 연상시킨다. 당시 국민의힘은 “일반 공무원이 근무시간 중 코인 거래를 했다면 중징계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강하게 질타하며 의원직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하고 총선 불출마를 약속하면서 국회 차원의 징계 절차는 보류된 상태다.
이를 의식하듯 민주당은 김 후보자에게도 똑같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며 “인사 참사”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설훈 의원은 “잘못했다고 사과하는 정도로 끝낼 사안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이렇게 계속 진급해서 올라왔나. 받아들일 수 없는 최악의 인사 참사”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주식 거래에 있어서만큼은 김 후보자를 엄호하지 않았다. 성일종 의원은 “주식은 시간 싸움이기 때문에 업무의 집중도가 흐트러질 수 있다. 앞으로 합참의장을 하게 되면 이런 부분은 야당 위원들의 지적을 각별히 유념하고 다짐해달라”고 당부했다. 윤재옥 의원도 “보직이 직접적으로 미사일 발사 상황을 관리할 직책이 아니었다고 해도 군의 고위 간부로서 그런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서 처신으로는 부적절하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모든 거래를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직접 했다고도 밝혔다. 윤후덕 민주당 의원은 “중징계 대상”이라며 “어떻게 이 자리까지 오셨나.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자는 주식 직접투자를 2021년 5월3일 시작했고 해군작전사령관으로 근무할 때에도 “5번 정도 했다”고 했다. 김 후보자가 주식 거래 안을 인사 검증 단계에서 미리 알렸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 의원이 “대통령실이나 법무부에 자진해서 이런 사실을 알렸나”라고 묻자 김 후보자는 “(주식) 거래 내역에 대한 시간까지는 확인을 못했다”고 했다. 이에 윤 의원은 “그래서 (인사) 참사라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의 잦은 군 내 골프장 이용도 논란이 됐다. 송옥주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발사한 지난해 3월5일 오후 군 내 골프장을 이용했다. 김 후보자는 군인으로서 골프를 치지 않아야 하는 상황이 명확하게 규정돼있고 이를 따랐다고 설명하면서도 “(골프 약속을) 취소하는 게 적절했다”고 유감을 표했다. 다만 김 후보자는 당시 골프를 누구하고 쳤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을 피했다.
윤후덕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합참의장으로서는 국가 안보를 위한 애국심과 군인 정신이 턱도 없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으나 국민의힘에서는 이견이 나왔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군 내 골프장은 체력단련장으로 불린다. 전투 휴무나 휴일을 이용해서 운동한 것에 대해서는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며 큰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반면 국방위원장인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골프 문제는 저도 군 생활을 했지만 과하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김 후보자는 “의장이 되면 골프 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자녀가 11년 전 학교폭력에 가담해 징계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한 부실 검증 논란도 이어졌다. 김 후보자는 법무부 인사검증관리단에 자녀의 학폭 전력이 없다고 답했다가 의원실의 검증 과정에서 학폭 사실을 처음 인지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먼저 관련 학생과 학부모님께 깊이 사죄드린다. 인사 검증 과정에서 이에 대한 질문이 수차례 있었으나 당시에 이를 인지하지 못해 없는 것으로 답변했다. 모든 것은 저의 불찰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한기호 의원은 “처신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지금까지 너무 간과하고 살아오신 것 같다. 군 생활하시는 동안 자신에 대해 엄격하지 않으셨다”며 “의장이 되면 국군 서열 1위, 50만 군인이 쳐다보고 있는 사람이다. 누구보다도 깨끗하고 정의롭고 바른 언행을 해야 한다. 많은 부분에서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이런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후 만약 제게 기회를 주신다면 합참의장으로서 임무에만 매진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politics/assembly/article/202311141618001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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