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만원에 물리치료 90만원 보장 보험 특약 논란

한도 축소한 DB손보 상품보다 한도 2배 높아
도덕적 해이 논란에도 경쟁 확산 조짐

현대해상 사옥. /현대해상 제공

현대해상이 한 달에 1만원대 보험료만 내고 물리치료를 받으면 연간 최대 90만원을 보장하는 보험 특약이 출시해 논란이 예상된다. 도덕적 해이와 보험금을 노린 과잉진료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전날부터 운전자상해보험에서 가입 가능한 상해재활치료비 특약 한도를 높였다. 기본물리치료·단순재활치료·전문재활치료를 받을 때마다 하루 1만원씩 연간 최대 30만원(30회)을 보장했으나, 하루 3만원씩 총 90만원(30회)을 지급하는 것으로 한도를 늘린 것이다.

특약에 가입하면 비급여와 도수치료 등을 제외한 급여 부분에 대해 보장을 받을 수 있다. 가입 연령은 15세부터 의료 이용이 많은 80세까지로 보험료는 월 1만원 수준이다. 자가용·영업용 차량 운전자는 물론 비운전자도 가입할 수 있지만, 간병인·무직·요양보호사·조무사·의료사무원·물리치료사 등 7개 직종은 가입이 제한된다.

1년 동안 15만원 수준의 보험료만 내면 매년 최대 90만원의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어 도덕적 해이 논란을 일으켰던 DB손해보험의 상해재활치료비 특약과 사실상 동일하다. 허리를 삐끗했다는 이유로 병원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물리치료나 전기자극 치료를 받고 낸 보험료의 최대 6배를 돌려받을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의료 이용량이 많은 고령층도 가입할 수 있어 도덕적 해이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상해재활치료비 특약을 판매했던 DB손해보험이 도덕적 해이 우려로 한도를 축소한 상황에서 등장한 상품이라 손해보험업계에 상해재활치료비 경쟁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DB손해보험은 물리치료 등을 받을 때마다 조건에 따라 하루 5만~7만원씩 보장해 최대 75만~105만원을 지급하는 상품을 선보였다. 금융감독원이 최대 100만원을 보장하는 독감보험에 대해 사실상 판매 중단을 요구한지 며칠 지나지 않아 한도를 대폭 늘린 것이다.

결국 DB손해보험은 보장 한도를 하루 3만원으로 줄여 1년 동안 수령 가능한 보험금 액수를 45만원으로 축소했다. 일선 영업 현장에선 특약 보장 한도가 축소될 예정이니 가입을 서두르라고 권유하는 절판 마케팅이 기승을 부렸다.

금감원은 올해 간호·간병보험과 운전자보험의 변호사선임 비용, 응급실 특약 중 비응급 보장, 독감 보험 등에 대한 적정한 보장금액을 설정하라고 요구해 왔다. 지난 2일에는 각 손해보험사 부서장들을 불러 모아 회의를 열고 과도한 한도 증액을 자제하라고 주문했다. 금감원은 개별 특약 보장 한도에 개입할 순 없지만, 업계 전반에 경쟁이 과열될 경우 제재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해상은 연간 한도가 90만원이지만, 1회 보장금액이 3만원이라 도덕적 해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경쟁사에서 (상해재활치료비 특약) 한도를 (한때) 5만원으로 올렸기 때문에 자사의 1만원 보장 상품이 적정한 수준이 맞는지를 검토했다”며 “손해율 등을 고려해 1회 3만원 보장이면 초과이익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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