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1]'짝수형' 보이지 않는 페널티에 불안…전문가들 "근거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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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5일.
홀수형 수험표를 받은 학생은 안도의 한숨을, 짝수형 수험표를 받은 학생은 찝찝함이 섞인 한숨을 내뱉었다.
학생들이 짝수형 수험표를 기피하는 이유는 그들 사이에서 짝수형 시험지가 불리하다는 인식이 퍼져 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인 A씨는 "오늘 학생들에게 수험표를 나누어주는데 학생들이 홀수형인지, 짝수형인지부터 확인했다"며 교실의 짝수형 기피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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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난이도 차이 없어 불안할 필요 전혀 없다"
(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짝수형 시험지를 보이지 않는 페널티로 생각하는 것 같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5일. 전국의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수능 당일 사용할 수험표를 배부했다. 수험표를 받아든 학생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홀수형 수험표를 받은 학생은 안도의 한숨을, 짝수형 수험표를 받은 학생은 찝찝함이 섞인 한숨을 내뱉었다.
홀수형과 짝수형 수험표는 수험번호 맨 끝자리로 나뉜다. 끝자리가 홀수면 홀수형 수험표를 받아 홀수형 시험지를 풀게 된다.
학생들이 짝수형 수험표를 기피하는 이유는 그들 사이에서 짝수형 시험지가 불리하다는 인식이 퍼져 있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만난 수험생 정모씨(20)는 "선례를 경험한 사람들이 있다보니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짝수형이 불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선례란 2017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국어시험이다. 당시 짝수형의 1번부터 7번까지 정답 배치는 '4444544'였다. '4번 정답'이 몰려 있다보니 수험생 입장에서는 정답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 대부분 "홀수형 선호"…일부 수험생은 "가스라이팅"
이날 방문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수험표를 들고 나오던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대화 주제도 홀-짝 여부였다.
수험생들은 입 모아 "홀수형을 짝수형보다 선호한다"고 말했다.
커피를 들고 스터디카페로 발길을 향하던 수험생 박모씨(21)는 "짝수형 시험지는 은행을 밟는 기분과 비슷하다"며 "수험생 사이에서는 일관되게 홀수형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밝혔다.
스터디카페 앞에서 만난 고등학교 3학년 백모군은 "짝수형 수험표를 받은 애들은 홀수형 아이들을 부러워하는 분위기가 되게 심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인 A씨는 "오늘 학생들에게 수험표를 나누어주는데 학생들이 홀수형인지, 짝수형인지부터 확인했다"며 교실의 짝수형 기피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 학생은 엇갈리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수험생 이진호씨(22)는 "정답을 적을 때 짝수형이 조금 불리할 수도 있겠다"면서도 "(짝수형이 불리하다고) 가스라이팅을 하는 것도 있긴 하다"고 말했다.
◇ 전문가들 "짝수형 시험지로 불안할 필요 전혀 없어"
전문가들은 이같은 불안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는 게 아니라고 지적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과거의 선례가 우연의 일치로서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게 어떤 규칙처럼 계속 작동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임 대표는 "홀수형이든 짝수형이든 난이도에서 차이는 당연히 없다"며 "지나치게 의심을 하고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실장 역시 "(홀수형이 유리하다는)주장은 선입견"이라며 "지난해 평가원 답안지를 바탕으로 보았을 때 특별히 특정 시험지가 유리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grow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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