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잘 살라”…제주도에 9세 아들 버리고 간 중국인 징역 1년

법원 로고. /조선DB

제주의 한 공원에 9살 아들을 버리고 사라진 30대 중국인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법 형사2단독(배구민 부장판사)은 15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구속기소 된 30대 중국인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8월 25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의 한 공원에서 잠든 아들 B(9)군을 혼자 남겨두고 사라진 혐의를 받는다.

당시 B군은 잠에서 깨 울면서 아빠를 찾아다녔다. 이를 발견한 서귀포시 관계자는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주변 CCTV 분석 등을 통해 이튿날 서귀포시 모처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앞서 A씨는 같은 달 14일 관광 목적으로 아들과 제주에 무사증 입국했다. 무사증 입국이란 테러지원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외국인 방문객이 30일간 비자 없이 제주에 체류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두 사람은 처음 며칠간 숙박업소에서 지내다가 경비가 떨어지자 같은 달 17일부터 8일가량 노숙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범행 당일 A씨는 공원에 짐가방, 편지와 함께 B군을 두고 간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남긴 편지에는 ‘나의 신체적 이유와 생활고로 인해 아이를 키울 형편이 되지 않는다. 한국 기관이나 개인 가정에 입양돼 좋은 교육을 받고 자라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B군은 제주의 아동보호시설에 머무르다가 중국에 있는 친척에 인계돼 9월 출국했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했다. A씨는 “아이를 남겨두고 떠나긴 했지만 버릴 생각은 없었으며, 한국의 시설에 맡기려는 의도였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 아들의 진술, 현장 사진, 편지, 아들을 두고 간 장소가 피고인의 나라가 아닌 대한민국인 점 등을 보면 범행 내용이 모두 인정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