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 테슬라는 90% 올랐는데…"현기차 주가는 왜 이래"

김소연 기자 2023. 11. 1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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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주가 올해 매 분기 깜짝실적을 달성하고도 주가가 지지부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테슬라가 최근 실적 하락에도 불구하고 올해 주가 상승률이 90%를 웃도는 것과 대조된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전기차 시장이 정체기에 빠지면서 오히려 내년 현대기아차가 빛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25일 현대차는 전일대비 7300원(4.17%) 오른 18만2500원을 기록했다. 기아는 3300원(4.22%) 상승했고 현대모비스는 2.47% 올라 마감했다.

이날은 주가가 상승흐름을 탔지만 현대차 3형제는 올해 지지부진한 흐름을 면치 못했다. 현대차는 올해 1,2,3분기 모두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달성했고 1,2분기는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기아도 1,2분기 깜짝실적을, 현대모비스는 매 분기 플러스 성장을 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3분기만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현대차 11조6520억원, 기아 9조14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0%, 98% 급증했다. 양사 합산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0조795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합산 영업이익(17조530억원)을 뛰어넘는다.

테슬라보다 영업이익률도 높다. 3분기 기준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중)은 각각 9.3, 11.2%로, 테슬라가 7.6%에 그친 것 대비 월등히 높다.

대형주 중에 이 같은 실적주가 없는데,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현대차 주가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21% 오르는데 그쳤고 기아는 37%, 현대모비스는 14%에 그쳤다. 맏형인 현대차 주가는 지난 2021년 6월 기록한 최고가(24만9000원) 대비 27% 낮은 수준이다.

부산의 주요 상징물과 슬로건을 표현한 그라피티 디자인이 랩핑된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등 전기차 3종 모습. /사진=현대기아차


현대차 삼형제 주가가 역사적 저점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세 회사 모두 12개월 포워드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5배에 그치는 것은 물론, PER(주가수익비율)도 3~5배 수준에 불과하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자동차주 주가는 2012~2014년 글로벌 점유율이 8~9%일때 받던 밸류에이션에 못 미친다"며 "밸류에이션 디레이팅이 없어도 이익만으로도 주가가 레벨업했어야 하고, 과거보다 주주환원도 강화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주가 부진 사유는 크게 2가지다. 실적 피크아웃 우려, 다소 낮은 전기차(EV) 시장 존재감이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 피크아웃 우려가 제기됐지만 자동차주는 비우호적 환율, 높은 기저효과, 인센티브 경쟁 우려 등을 모두 꺾으며 견고한 실적을 보여왔다.

한때 무궁무진한 성장산업으로 보였던 전기차 산업도 최근 정체기다. 대중에 침투하기까지 혹독한 치킨게임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테슬라가 3000만원대 반값 전기차를 내놓으면서 이 같은 움직임은 현실화되고 있다.

미 조지아주 엘라벨에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사가 진행되는 모습.

따라서 증권가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국내 자동차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전기차 정체기가 오히려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중간재 성격인 하이브리드(HEV)의 강자, 현대기아차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본다.

남주신 교보증권 연구원은 "내년 글로벌 자동차 업계 실적 변수는 비중국, HEV, Q(판매량) 증가가 될 것"이라며 "자동차 업체들은 2023~2025년 동안 기존 내연기관차 경쟁에서 전기차로 코너링을 도는 구간에 진입할 것인데 한국 자동차가 코너링 실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자동차주는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수요 둔화 우려로 역사상 최저 밸류에이션을 보여 지금 당장 2배 이상 올라도 이상하지 않다"며 "미국 증시에서도 인공지능(AI)보다 자동차 업종의 상승폭이 컸던 만큼 국내에서도 자동차 업종에 관심을 가질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테슬라 대비 다소 부진한 팬덤, 올해 역대 최대 실적으로 인한 높은 기저, 전기차 시장 점유율 등은 아직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다.

특히 개인 입김이 커지는 주식시장인 탓에 팬덤의 부재가 아쉬움으로 꼽힌다. 임 연구원은 "한국 개인투자자의 테슬라 주식 보유액은 113억원 달러(약 14조7000억원)인데 반해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9조7000억원, 4조4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테슬라는 팬덤에 기반해 막대한 데이터를 얻으며 기술 경쟁력을 얻기도 하고 실적 부진에도 밸류에이션이 타 업체 대비 압도적으로 높다"고 짚었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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