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자 20,000%…돈 못 갚으면 나체사진 뿌린 인면수심 대부업자들

검찰, 불법 대부업자 4명 구속기소·1명 불구속 기소
여성 채무자 상대 일명 '몸담보' 받은 뒤 지속적 협박
인스타에 '돈 안 갚고 잠수' 메시지와 함께 사진 게시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주부에게 연 2만%가 넘는 고리로 돈을 빌려준 뒤 나체사진을 찍게 하고 이를 자녀들에게 뿌리겠다며 협박한 인면수심 대부업자들이 구속기소됐다.

서울북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구미옥)는 15일 대부업체 중간관리자 A씨 등 직원 4명을 채권추심법위반, 대부업법위반, 스토킹처벌법위반, 성폭력처벌법위반(촬영물등이용협박)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7월까지 대부업 등록도 없이 저신용자 83명을 상대로 차명계좌를 이용해 총 2억 5000만원을 대부하고 연 3476%에서 2만 4333%에 달하는 살인적인 이자를 물려 돈을 뜯어낸 혐의다. 검찰 관계자는 "채무자 83명 중 30명이 30세 이하의 청년으로 사회초년생이 주요 범행대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기일 내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채무자들을 상대로 속칭 '몸담보'를 잡아 악질적인 불법 채권추심을 한 혐의도 있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자영업을 하는 피해여성에게 30만원씩 여러차례 빌려준 뒤 돈을 갚지 못하자 나체사진을 요구한 후 '돈을 갚지 않으면 중학교에 다니는 딸에게 나체사진을 뿌리겠다'며 협박했다.

역시 자영업을 하는 또다른 여성에게도 전신 나체사진을 찍게 한 뒤 피해여성의 여동생이나 친구 등 12명에게 사진을 전송하고, 인스타그램에 '돈 안 갚고 잠수'라는 메시지와 함께 사진을 게시했다.

또 80세 노모의 치료비로 급전이 필요한 회사원에게 30만원을 빌려준 뒤 연장비 명목까지 총 100만원을 뜯었다. 이 과정에서 노모와 회사에 까지 전화해 욕설을 퍼붜 노모가 쓰러지고 피해자가 해고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검찰 조사 결과 A씨 등은 대출광고와 채무자 모집, 대출상담 및 채권 추심, 대부자금 관리 등 역할을 철저히 분담하고 가명과 대포폰 등을 사용해 조직적·계획적으로 범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4개월마다 사무실을 이전하고 전화로 불법 추심할 때 고성과 욕설이 외부로 새나가지 않도록 사무실에 방음부스까지 설치했다.

이들 일당은 이자 탕감 내지 상환기일 연장을 조건으로 채무자로부터 계좌를 넘겨받아 여러 차명계좌를 이용하면서 불법 대부 수익금을 세탁 및 은닉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검찰은 총책 등 추가 수사를 통해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A씨 등에게 범죄단체조직죄 추가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