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이후 최고의 韓 타자" ESPN, 이정후를 FA 야수 3위 평가...류현진은 '부상 탓' 6등급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이번 메이저리그 FA 시장에서 새 계약을 찾는 한국인 선수는 류현진과 이정후다. 둘 다 스캇 보라스를 에이전트로 두고 있다.
류현진은 이미 보라스를 앞세워 세 차례 대박을 터뜨렸다. 2012년 12월 6년 3600만달러에 LA 다저스와 계약하고 입단식을 할 때 보라스도 참석했다. 2018년 시즌을 마치고 첫 FA가 됐을 때는 다저스가 제시한 당시 1790만달러의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2019년 사이영상급 피칭을 펼친 뒤 다시 FA가 돼 4년 8000만달러의 조건에 토론토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었다. 보라스의 'FA 1년 재수' 전략이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이후 4년이 지나 류현진은 세 번째로 FA 자격을 취득했다.
이번에는 메이저리그 잔류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처지다. 30대 후반의 나이와 떨어진 스태미나, 그리고 토미존 서저리 이후 각종 건강에 대한 염려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장기계약을 바라는 건 무리다. 하지만 지난 8월 복귀해 11경기에서 5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46의 탄탄한 성적을 쌓아 4,5선발이 필요한 팀들의 수요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류현진의 예상 계약 규모를 대부분 1년 1000만달러 이상으로 보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13일 잠실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구단들 얘기를 들어봐야 한다. 윈터미팅이 끝나고 12월 중순은 돼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신중한 입장이었다.
반면 보라스는 지난 주 메이저리그 단장 미팅에 참석한 자리에서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연락을 해와 큰 관심을 나타냈다. 류현진은 내년 메이저리그에서 던질 것이다.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보라스에 따르면 복수의 구단들이 선발투수 2명을 찾고 있어 류현진 수요층이 작지 않음을 암시했다.
이정후에 대해서는 어떨까. 그는 메이저리그 FA 시장에서 내로라하는 슈퍼스타들과 순위를 다툴 정도로 각광받고 있다.
현지 매체들의 평가 및 예상 계약 규모가 기대치를 웃돈다. ESPN은 5년 6300만달러, 메이저리그트레이드루머스(MLBTR)는 5년 5000만달러, 디 애슬레틱은 4년 5600만달러, CBS스포츠는 6년 9000만달러를 각각 제시했다.
CBS스포츠 RJ 앤더슨 기자는 지난 14일 2024년 신인왕 후보들을 점검하면서 이정후를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함께 와일드카드로 꼽기도 했다. 앤더슨 기자는 '최고의 컨택트 능력을 지닌 발 빠른 중견수인 이정후는 KBO 통산 0.340/0.407/0.491을 마크한 뒤 메이저리그로 넘어올 예정'이라며 '전 동료인 김하성이 KBO 타자도 메이저리그로 이적해 평균 이상의 수준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김하성의 성공으로 이정후에 대한 시선이 매우 긍정적이라는 얘기다.
현지 매체들의 이러한 뜨거운 관심은 15일에도 이어졌다.
ESPN 제프 파산 기자는 이번 FA 시장에 나온 선수들을 등급별로 분류해 소개하는 기사에서 이정후를 주목해야 할 12명의 FA 야수들 가운데 3번째로 언급했다. 코디 벨린저, 맷 채프먼에 이어 이정후가 이름을 올린 것이다.
파산 기자는 '이번 FA 타자 시장은 좋은 편은 아니다'면서도 이정후에 대해 '나이를 볼 필요가 있다. 이정후는 2000년 추신수가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한 이래로 한국에서 건너오는 가장 능력있는 야수'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이제 겨우 25세인 그는 KBO리그에서 7년 동안 3할 이상의 타율을 올렸고, 삼진을 잘 당하지 않았으며 발목 부상에서 이제 막 돌아왔음에도 어느 팀에 가든 중견수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적었다.
이정후 다음으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가 등장하고, 호르헤 솔레어, 리스 호스킨스 등 쟁쟁한 야수들은 5위권 밖으로 처졌다. 이정후의 위상을 알 수 있다.
류현진은 이 기사에서 선발투수 부문 '6등급(Tier 6)'에 포함됐다. 파산 기자는 '류현진은 다쳤다'고 했고, 올시즌 20승-200탈삼진을 올린 NC 다이노스 에릭 페디를 주목하면서 '페디는 전문가들이 칭송하는 새로운 슬라이더로 KBO 마운드를 호령했지만, KBO에서 미국으로 복귀한다고 해서 큰 규모의 계약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고 예상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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