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나라, 일본은 이제 선진국 아니다”... 유니클로 창업자 작심 발언

“깨어나라(Wake up), 일본은 이제 선진국이 아니다.”

일본 유니클로 창업자인 야나이 다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이 미국 주간지 타임이 13일(현지 시각) 공개한 인터뷰에서 “일본은 30년 동안 휴면에 빠져있었다”며 최근 불고 있는 일본 경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에 쓴소리했다.

다다시 회장은 “일본인들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며 “제조업에 대한 건전하지 못한 집착, 기업에 길든 노동자, 세수보다 많은 부채로 구성된 국가 예산으로 인해 일본 경제가 위태로워지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4930억달러의 세입을 예상했음에도 2023년 일반 회계 예산 규모를 8580억달러로 잡았다. 이로 인해 같은 기간 동안 발행된 국가부채는 2500억달러에 달한다.

여기다 일본의 공공부채는 이미 국내총생산(GDP)의 264%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또한 지난 1990년부터 2019년까지 20년 동안 명목 임금은 4%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미국의 명목 임금은 145% 증가하는 등 주요 7개국(G7) 중 명목 임금 상승률이 7위에 그친다.

야나이 회장은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일본과 동등한 직위로 일하는 이들은 2~3배의 보상을 받고 있다’며 “일본 경제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반영하듯 패스트리테일링 직원 8400명의 임금은 지난 3월, 최대 40% 인상됐다. 야나이 회장은 “아직 임금이 낮은 수준”이라며 “훨씬 더 높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몽유병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고 보조금을 삭감하며, 대대적으로 규제를 변경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가 전 세계 다른 나라와 접촉하고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않으면 일본 국민에게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일본 정부와 관료들은 아무것도 모른다”며 " 사고방식을 수정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시장에선 일본 경제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전망이 힘을 받는 상황이다. 일각에서 일본 경제 성장률이 미국과 유럽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며, 일본 시황은 30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다 일본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국방비 지출을 늘렸고, 지난 5월 히로시마에서 G7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세계 3위 경제국이라는 입지를 다졌다. 이 때문에 야나이 회장의 조언은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타임은 “2003년 펴낸 자서전 제목이 ‘1승 9패’인 사람을 오만하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며 “야나이 회장의 성공은 투쟁, 실수, 자기 의심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야나이 회장은 야마구치현 우베 마을 출신으로 기성복을 파는 부모님의 가게 위에 있는 방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야나이 회장은 도쿄 명문인 와세다대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했으나, 18개월 동안 학생들의 시위가 이어지면서 아무 수업도 듣지 않고 졸업했다. 이로 인해 학업이 중단됐으나, 미국과 영국을 여행할 기회를 얻었고 그곳에서 의류 매장이 즐비하게 생기는 것을 보고 일본으로 돌아와 사업의 토대로 삼았다.

야나이 회장은 수퍼마켓 체인에서 남성복을 파는 일을 잠시 한 뒤, 1972년에 아버지가 운영하던 옷가게를 물려받아 성장시켰고, 1984년 히로시마 중심부에 유니클로 첫 번째 지점을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