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우 정의당 비대위원장 “정의당, 비례 1·2번 포기하겠다”

탁지영 기자 2023. 11. 1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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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을 위한 ‘묻지마’ 제3지대론과는 철저히 결별”
“선거연합 기준은 노동인권과 민주주의 가치 옹호”
“이준석 신당, 노란봉투법 반대 세력과는 연합 없다”
첫 일정으로 녹색당 예방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취임 첫날인 15일 선거연합정당 추진을 선언하며 정의당이 비례대표 후보 명부 앞 순위를 차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첫 공식 행보로 녹색당 당사를 찾았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당은 3% 봉쇄조항(비례 의석 확보 위한 최소한의 정당득표율)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다양한 진보정당, 노동조합, 제3지대 정치세력과 연합하여 다양한 정치세력이 의회에 진입할 수 있도록 선거연합정당을 제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지난 5일 전국위원회에서 민주노총 등 노동세력, 녹색당 등 진보정당, 지역정당 등 제3의 정치세력과 내년 총선에서 선거연합정당을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총선 전 공동 지도부를 꾸려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함께 공천한 뒤 선거가 끝나면 각 당으로 돌아가는 방식이다. 정의당은 선거연합정당의 당명, 공동 지도부 구성, 지역구·비례대표 명부 등은 연합할 정치세력과 합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당선을 위한 ‘묻지마’ 제3지대론과는 철저히 결별하겠다”며 연합할 정치세력의 기준을 명확히 했다. 그는 “노동인권과 민주주의 가치를 옹호하고 기후위기와 지역소멸에 맞서 새로운 사회적 대안을 만들고자 하는 모든 세력과 가치연합을 실현할 것”이라며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에 반대하는 세력과는 같이 연합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준석 신당’과의 연합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준석 전 대표가) 아직은 국민의힘 당원이기 때문에 굳이 만날 이유가 있을까 생각한다”며 “이준석 신당이 개혁적 보수신당으로 잘 가길 빌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하는) ‘새로운선택’ 같은 경우는 당내에 (연합을) 고민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열어놓고 갈 수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당원들에게 선거연합정당 추진 대상의 범주를 물어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정의당의 기득권을 내려놓기 위해 비례대표 후보 명부 1·2번을 연합할 정치세력에 양보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정의당은 선거연합정당을 통해 정의당 몫의 의석이 줄어들더라도 비례명부의 상위 순번을 과감히 포기할 각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녹색당을 찾아서도 이 같은 뜻을 피력했다. 당초 정의당이 녹색당과 선거연합정당을 추진하려 한 만큼 김 위원장도 녹색당을 가장 먼저 예방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정의당이 비례대표 후보 1·2번마저 양보하면 원내 진출조차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지난 석 달 동안 한국갤럽에 한 달에 한 번씩 비례대표를 누구를 찍겠느냐는 여론조사에서 9월에 7%, 10·11월에는 6%씩 정의당으로 나와 있다”며 “아직 절망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선거제도 개편 협상에 따라 ‘조국 신당’ 등 거대 양당에서 파생된 신당이 제3지대 비례 의석 대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그것 때문에 정의당이 구도상으로 의석이나 비율(득표율)이 줄어든다 하더라도 민주주의 발전이 중요한 것이지, 정의당의 이해관계가 핵심적인 이해관계는 아닐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김 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 임기는 선거연합정당의 공동 지도부가 꾸려지기 전까지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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