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L 상암] 역대 ‘최장수’ 주장 손흥민 “좋은 성품 가진 선수들 덕분에 도드라지는 것…경험 토대로 선수단 잘 이끌겠다” 다짐
[골닷컴, 상암] 강동훈 기자 = “좋은 성품을 가진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어서 제 역할이 도드라지는 것 같아서 고맙다. 솔선수범을 보이고, 제가 경험했던 것들을 토대로 선수들을 잘 이끌겠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오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싱가포르와의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1차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주장으로 책임감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동시에 앞으로도 계속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잘 이끌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손흥민은 “월드컵 예선이 시작하게 됐다.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를 선보이면서 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며 “축구에서 쉬운 경기는 없다고 생각한다. 언제든지 이변이 일어날 수 있는데, 내일 그런 이변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은 지난달 소집 때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얻어내면서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고, 좋은 분위기 속에서 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일 경기 상당히 기대되고, 책임감을 갖고 경기장에 나서겠다”며 “수험생분들 내일 긴장하지 말고 평상시 하던 대로 좋은 컨디션으로 수능을 잘 치렀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동안 태극전사들의 인터뷰 등을 살펴보면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은 부임 후 특히 공격수들에게 ‘자유’를 많이 부여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러한 자율성이 한편으로는 세밀함이 떨어지는 악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손흥민은 “‘자유’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서 다른데, 세밀함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율성에 앞서 기본적인 세밀한 플레이를 빼놓으면 안 된다. 감독님께서도 제일 강조하신 부분이 ‘기본을 중요시하자’고 말씀을 많이 하신다”며 “선수들의 재능이 그만큼 좋기 때문에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고, 이건 큰 무기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자유롭게 플레이하면 세밀함이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훈련 과정에서 세밀한 부분도 많이 연습한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시작으로 2018년 러시아 월드컵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총 세 번의 월드컵 여정을 함께한 손흥민은 어느덧 네 번째 월드컵 예선이다. 경험이 많은 데다, 주장 완장을 찬 그로서는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손흥민은 “대표팀에 어린 선수들이 상당히 많다. 많은 것을 가르쳐줄 수 있진 않지만, 제가 했던 경험들을 공유하면서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한다. 선수들도 다들 잘 받아들인다”며 “월드컵 예선은 상당히 길다. 항상 성적이 좋다가도 떨어질 때도 있고, 가시밭길을 갈 때도 있을 텐데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잘 이끌어줘야 한다. 저 역시도 제가 경험했던 것들을 토대로 선수들을 잘 이끌고, 또 이전 월드컵 예선보다 더 좋은 모습들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소집 명단에 발탁된 선수들은 경기력이나 컨디션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 실제 손흥민을 포함해 오현규(셀틱)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조규성(미트윌란),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등은 최근 각자 소속팀에서 꾸준하게 공격포인트를 쌓고 있다.
손흥민은 “경기력이나 컨디션이 좋다가도 한국에 오면 시차 적응 등 때문에 힘들다. 또 월요일에 오는 선수들도 있고 발을 맞출 시간이 거의 없고, 훈련을 많이 하지 못하고 경기를 해야 한다. 그래서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며 “선수들이 다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고 장점을 끄집어낼 수 있게 공간을 많이 만들어내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마음껏 하고 싶은 플레이를 만들어주는 게 제가 이 팀에서 해야 할 역할이다. 퍼포먼스 부문에서도 제가 주장으로서 가장 잘하면서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고 짚었다.
싱가포르는 객관적인 전력상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다. 실제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 랭킹만 놓고 봐도 157위이고, 역대 상대 전적에서도 대한민국이 21승 3무 2패로 월등히 앞선다. 손흥민흔 그러나 “(지난여름 프리시즌 때) 싱가포르 팀을 상대로 경기했을 당시 전반전에 1대1로 비기는 상황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몸을 올리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지만 토트넘을 상대로 1대1로 경기를 마쳤다. 조심해야 한다”며 “경기를 뛰면서도 위협적인 선수가 있었다고 생각했다. 정말 진중하게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 감독님이 강조하시는 기본적인것부터 잘 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수비를 다 내려서면 어느 팀을 상대해도 쉽지 않다. 얼마만큼 찬스를 일찍 만들어내고 찬스를 성공시키느냐에 따라서 경기가 편해지냐, 불편해지냐 달라진다”는 손흥민은 “매 경기 다른 환경에서 진행되고 매 경기 다른 시스템에서 상대하다 보면 축구에는 정답이 없다. 똑같은 상황이 나와도 여러 옵션이 있는 것처럼, 그 팀이 어떻게 나올지는 시작해봐야 안다”며 “지난 베트남전이 도움이 됐다. 하지만 싱가포르전은 또 다를 거로 생각한다. 선수들이 그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방심하지 않고 진지하게 임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손흥민은 “경기 초반에 찬스를 빨리 만들어서 남은 시간을 편안하게 가져갔으면 한다. 그러다 보면 더 많은 득점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어떤 팀이든 수비를 다 같이 하면 뚫기는 쉽지 않다. 선수들도 항상 분석하고 공부한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부터 주장을 맡고 있는 손흥민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역사상 ‘최장수’ 주장이다. 또 그는 이번 시즌부터는 토트넘의 주장으로도 임명됐다. 자연스레 그를 향해서 “훌륭한 리더십을 지녔다”는 평가가 주를 잇는다.
손흥민은 그러나 “좋은 리더십을 갖고 있다고 생각은 안 한다. 선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선수들과 항상 많은 이야기를 나누려는 게 그렇게 비추어지는 것 같다. 운이 좋게 대표팀에서 주장을 오래 하고 있고, 좋은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대표팀 주장 무게감은 상당히 크게 느껴진다. 어릴 때부터 대표팀서 많은 주장 형들을 경험해봤고, 많이 배웠다. (박)지성이형이나 (기)성용이형, (구)자철이형, (이)청용이형 모두 다른 캐릭터인데, 공통으로 이야기하는 건 ‘주장의 무게감은 무겁다’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장은 대표팀의 이미지라고 생각한다. 제가 잘하면 대표팀이 잘한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반대로 부진하면 대표팀도 부진한다고 생각하게 된다”며 “어릴 적에는 제 경기력만 신경 쓰면 되고, 알아서 하면 형들이 챙겨주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떻게 하면 모든 선수들을 잘 챙겨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영광스러운 자리지만, 많은 부담감과 책임감이 요구되는 자리”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좋은 성품을 가진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어서 제가 주장으로서 해야 할 일들이 많지 않은 것 같다. 또 선수들 덕분에 제 역할이 도드라지는 것 같아서 고맙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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