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택지 8만가구 대부분 수도권 쏠림… ‘메가시티 서울’ 다가서나

세종=김민정 기자 2023. 11. 1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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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편입에 구리시는 ‘방긋’… 용인·오산은 선 그어
서울 인접 한강변 입지의 구리토평2
반도체 클러스터 배후 단지 오산세교3·용인이동
김오진 차관 “신규 택지에 메가시티 고려할 단계 아냐”

정부가 발표한 신규 공공택지 총 8만가구 중 6만5500가구(81%)는 모두 수도권에 집중됐다. 반도체 클러스터 인근의 오산세교3·용인이동에 주택이 들어선다. 특히 서울 접근성이 좋고 한강변을 낀 구리토평2가 신규 택지로 지정되면서 ‘메가시티 서울’에 한발짝 다가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국토교통부는 15일 전국 5개 지구 8만가구 규모의 신규택지 후보지를 발표했다. 수도권인 구리토평2·오산세교3·용인이동에 6만5500가구, 비수도권인 청주분평2·제주화북2에 1만4500가구 규모로 공공주택을 건설할 계획이다.

김오진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국 5개 지구 8만 가구 규모의 신규택지 후보지를 발표하고 있다. 대상지는 구리토평2(1만8500가구), 오산세교3(3만1000가구), 용인이동(1만6000가구), 청주분평2(9000가구), 제주화북2(5500가구) 등이다. /국토교통부 제공

◇ 서울 편입 희망하는 구리시… “택지 개발에 속도 날 것”

국토부에 따르면 신규 택지 후보지인 경기 구리토평2는 서울과 가깝고 한강변에 위치해 주거지로서 입지 조건이 우수하다. 서울 등 수도권 주민들의 거주 수요도 높은 지역이다.

한강변이라는 입지적 장점을 살려 주거단지는 한강 조망으로 배치하고 수변 여가·레저 공간 활용과 신성장 혁신기업을 위한 공간 등을 더해 복합개발할 계획이다. 교통망으로는 추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가 지나는 서울지하철 7호선 상봉역, 별내선 장자호수공원역 등이 예정돼 있다. 예정된 공급 가구 수는 1만8500가구다.

구리지역이 신규 택지 지구에 포함되면서 ‘메가시티 서울’에 다가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이날 브리핑에서 백경현 구리시장은 “구리시는 이번 신규 택지지구 지정 외에도 두 곳을 택지 개발 중”이라며 “사업을 진행하려면 서울시와 환경교통협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서울시 편입이 현실화되면 협의 절차가 생략돼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 시장은 “현재 논의되는 것은 국회가 특별법을 입법하고, 주민투표 방식으로 의견을 묻는 것”이라며 “서울시·구리시 주민이 동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3일 백 시장을 만나 구리시의 서울 편입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오 시장이 주변 도시의 서울 편입과 관련해 다른 지방자치단체장과 만난 것은 지난 6일 김병수 김포시장에 이어 두 번째다.

오 시장은 “김포·구리시 등과 시작된 논의는 총선과 관계없이 선거 후에도 계속 진행될 것”이라며 “서울 인근 지자체의 편입이 시민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서울의 도시경쟁력과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속해서 연구하고 고민하면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가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의 후속 조치로 전국 5개·지구 8만 가구 규모의 신규택지 후보지를 발표했다. 사진은 15일 오후 경기 오산시 서동 일대에서 바라본 오산세교3지구의 모습. /뉴스1

◇ 내년 상반기 신규 택지 발표 예고한 국토부

오산세교3과 용인이동의 경우 첨단반도체 클러스터 인근에 배후 도시 역할을 할 주거단지를 조성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오산세교3은 화성·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의 중심지로 3만1000가구가 들어설 전망이다. 용인이동은 인근의 용인 첨단반도체 국가산단, 용인테크노밸리,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단 등 다수의 산단이 입지한 곳이다. 용인이동에는 1만6000가구 규모의 주거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발표된 신규 택지는 국가적으로 적극 추진이 예정된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산업단지와 배후 지역을 구축하는 내용이 핵심”이라며 “각 지역의 미래 계획에 맞춘 선제적 계획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구리와 달리 서울과 거리가 떨어진 용인, 오산시는 서울 편입 논의에 선을 그었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용인은 서울과 붙어있는 것도 아니고, 이미 인구 110만의 특례시”라며 “대한민국 최대의 반도체 생태계가 갖춰질 것이고, 인구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자족 기능을 갖춘 도시로 가는 게 맞는다”고 말했다.

이권재 오산시장은 “오산은 과거 화성과 묶여 있던 지역이기에 저는 화성-오산-수원의 지역 균형 발전 문제에 관심이 있다”라며 “오산세교3 지구가 신규 택지로 지정되면서 1지구, 2지구, 3지구를 통합한 기반 시설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가 15일 수도권 3곳, 비수도권 2곳 등 8만호 규모의 신규 택지 후보지를 발표했다.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신규 택지 후보지 발표 후 이권재 오산 시장이 발언하고 있다. 이권재 오산시장(왼쪽부터), 백경현 구리시장,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신병대 청주시 부시장, 김성중 제주행정부지사. /연합뉴스

이번에 신규 택지를 발표하기 전 부동산 시장에서는 서울 인근의 김포고촌, 고양대곡, 하남감북 등이 후보지로 거론됐었다. 국토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내년 상반기 중 추가로 신규 택지 후보지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포 등의 서울 편입 이슈가 신규 택지 선정 때 고려될 것인지에 대해 정부는 일단 선을 그은 모양새다.

김오진 국토부 제1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메가시티 서울이 신규 택지 선정 때 고려되느냐’는 질의에 “김포나 구리의 서울 편입 부분은 이제 막 여당 쪽에서 이야기가 나와서 아직 제대로 된 검토 단계가 아닐 것 같다”면서 “조금 더 진척 상황이나 논의 전개 상황, 추진 속도, 현실화 등을 봐가면서 충분히 감안해 검토할 문제”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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