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빈 취업 회복세?···제조업·청년층 고용시장은 1년 내내 ‘겨울’

통계청 ‘2023년 10월 고용동향’ 발표
10월 전체 취업자 수 34만 6000명↑
청년층 취업자 8.2만↓···1년 연속 감소
제조업 취업자 수는 10개월 연속 감소
정부“ 지난해 기저효과 고려해야”

통계청이 ‘10월 고용동향’을 발표한 15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들이 실업급여 관련 상담을 하고 있다.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전년 같은 달보다 34만6000명 늘었다. 반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8만2000명 감소했다. 40대에서도 6만9000명 감소했다. 2023.11.15 문재원 기자

주력 산업인 제조업 취업자 수가 반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청년 고용시장도 1년 동안 정체 흐름이 이어졌다. 경기 불황 여파로 주력 노동층이 쉽게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는데, 이 같은 흐름이 단기간에 해소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023년 10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4만6000명 늘었다. 월간 취업자 수 증가폭은 7월 20만명 초반 수준까지 축소됐다가 이후 3개월 연속 증가폭을 확대했다.

취업자 수를 전체 인구 수로 나는 고용률도 지난달 63.3%(15세 이상 기준)로 집계되며 10월 기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돌봄수요 증가와 (코로나19로부터의) 일상 회복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표와 달리 고용시장은 훈풍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주력산업과 청년층 고용이 여전히 얼어붙어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새 7만7000명 감소하면서 10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감소 폭은 지난 4월(9만7000명) 이후 최대 수준이었다. 반도체 업황이 장기 부진한 영향으로 전자 부품이나 기계 장치 관련 업종에서도 취업자수가 계속 감소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연령별로 보면 지난달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같은 기간 8만2000명 줄어들었다. 청년층 취업자 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12개월 연속 줄고 있다. 고용률은 46.4%로 전년 같은달 대비 보합에 그쳤다. 전체 고용률(63.3%)과의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업종별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10만4000명), 연령대로는 60세 이상(33만6000명)에서 취업자가 크게 늘었다. 고령화에 따른 복지수요 확대 외는 별다른 일자리가 창출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도·소매업 취업자는 지난달 1만1000명 늘면서 53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통계청은 최근 위축됐던 외국인의 국내 관광이 다시 활성화되고 있는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증가세가 계속 지속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해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제조업이나 청년 고용 상황을 비관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시동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해 좋았던 기저효과가 많이 반영됐다”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취업자 수보다 많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원적인 고용시장 흐름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시적인 호재는 있을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경기 전반이 살아나야 청년, 제조업 일자리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간 악화일로였던 반도체 업황의 반등 여부가 향후 제조업 및 청년층 고용 시장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재부는 이날 “고용률, 실업률은 견조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글로벌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및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우려, 제조업 고용 부진 지속 등 하방 요인도 상존한다”고 밝혔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