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돈 제대로 관리해 준다던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증권사 상품은 죄다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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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사전 지정 운용 제도(디폴트옵션)가 하반기 들어 본격적으로 시행되며 증권사들이 잇달아 퇴직연금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지만, 수익률은 은행, 보험사에 비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은 기존의 초저위험 상품 중심의 퇴직연금 시장에서 중·고위험 상품 비중을 늘려 수익률을 높이겠다고 했지만, 증시 부진에 기대보다 못한 결과를 보였다.
이는 증권사의 시중 디폴트옵션 상품 104개 중 약 60%가 중·고위험 상품에 몰려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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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위험 비중 60%로 높아 증시 악화에 타격
퇴직연금 사전 지정 운용 제도(디폴트옵션)가 하반기 들어 본격적으로 시행되며 증권사들이 잇달아 퇴직연금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지만, 수익률은 은행, 보험사에 비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은 기존의 초저위험 상품 중심의 퇴직연금 시장에서 중·고위험 상품 비중을 늘려 수익률을 높이겠다고 했지만, 증시 부진에 기대보다 못한 결과를 보였다.
15일 금융감독원 디폴트옵션 비교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동안 296개 디폴트옵션 상품 중에서 182개의 상품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중 증권사의 상품이 45%(82개)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은행 상품이 47개, 보험사 상품이 53개를 기록했다. 0.01% 이상의 수익률을 낸 총 49개의 상품 중에선 15개만이 증권사 상품으로, 평균 수익률은 0.74%에 불과했다.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다른 디폴트옵션 상품들도 0.01~1.03%의 수익률을 기록해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증권사 상품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증권사의 시중 디폴트옵션 상품 104개 중 약 60%가 중·고위험 상품에 몰려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위험 상품일수록 정기예금 비중이 높고 주식·채권 등의 비중이 작지만, 고위험일수록 주식 등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비중이 늘어난다.
올해 3분기(7월~9월) 동안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3.87%, 3.14%씩 떨어지는 등 증시 상황이 악화하자, 중·고위험 상품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손실이 난 82개의 증권사 디폴트옵션 상품 중 고위험은 29개, 중위험은 27개로 약 70%를 차지한다. 중위험 이상 상품은 원금을 보장하지 않는 상품이 대부분이라 원금 손실의 가능성이 컸다.
전체 296개 상품 중 가장 큰 손실을 낸 상품은 3개월 수익률 기준 6.33% 하락한 한화투자증권의 ‘디폴트옵션 중위험 밸런스펀드(BF)1′이다. 구성 상품은 100% ‘IBK플레인바닐라EMP증권투자신탁’으로 전 세계 투자 가능한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고배당 주식, 고금리 채권 등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증권사의 디폴트옵션 점유율도 2분기 말 9.4%에서 3분기 말 4.2%로 쪼그라들었다. 증권사 디폴트옵션 적립금은 3분기 말 기준 2188억원으로 지난 2분기 말(1033억원)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늘었지만, 전체 디폴트옵션 적립액이 같은 기간 4조77억원 급증한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늘어난 적립금은 저위험 상품이 대부분인 은행(3조4073억원)이 흡수했다.
증권사의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상품 경쟁력이 타 업계 상품에 비해 떨어진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장기 투자 상품인 만큼 고금리 기조 전환과 증시 회복 등을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초저위험 상품은 예금금리 정도의 수익률을 꾸준히 올릴 수 있지만, 장기적인 물가 상승률을 고려했을 땐 오히려 손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20~50년 투자하는 장기 상품인 만큼 높은 수익률을 내는 중·고위험 상품 등으로 투자자들이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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