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정상회담 후속 조치 잰걸음… ‘경제협력체 4년여만에 가동’
북·러경제공동위원회가 평양에서 시작됐다고 북한 관영매체들이 보도했다. 북·러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경협 사안을 진행시키려는 것으로, 북·러 경협이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조로정부간 무역, 경제 및 과학기술협조위원회’는 북·러경제공동위의 북한 내 명칭이다.
북·러경제공동위는 북한과 러시아의 장관급의 최고 경제협력 증진 협의체다. 양측 공동의장 하에 임업, 운수, 과학기술, 지역간 협력, 무역 등 5개 분과를 두고 있다. 러시아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천연자원·생태부장관과 북한 윤정호 대외경제상이 공동 의장이다. 1996년부터 2019년까지 9차례 개최됐다. 2019년 3월 6일 9차 회의 이후 4년 8개월만에 이번 10차 회의가 열렸다.
통신은 “제10차 회의를 위한 부문별 회담이 진행되고 있다”며 “쌍방의 실무일군들이 참가한 회담들에서는 이번 회의 의정서에 반영할 여러 분야에서의 협조실현을 위한 실천적 문제들이 진지하게 토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회의가 며칠에 걸쳐 진행될지 계획과 의제는 공개되지 않았다. 농업, 문화, 교육, 스포츠 교류를 논의할 것이라고 앞서 러시아 매체들이 보도한 바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러 간 수출과 수입을 합한 교역 총액은 2011년 1억1282만달러에서 2012년 7593만 달러, 2016년 7688만 달러 등으로 줄어오다 2018년 3409만 달러, 2019년 4790만 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2021, 2011년 교역액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북한의 대외교역 중 러시아 비중 역시 2012∼2019년은 1%대였고, 2020년 4.94%, 2021년 0.001%라는 설명이다.
◆활발 교류로 ‘희망적 분위기’ 띄우기
북한은 북·러정상회담을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국제정세 속에서 역사적 반미연대로 의미를 한껏 부여하고 있다. 이날 러시아 정부 대표단 입북에 맞춰 축하 연회, 축하 공연 등 대대적인 부대행사를 마련하고 각각 상세하게 기사로 내보냈다. 특히 북한이 연말 경제성과 총화를 앞둔 가운데, 주민들에게 희망적이고 낙관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통신은 “무대에는 정의와 애국주의, 용감성과 낙관주의로 충만된 조로 두 나라의 명곡들이 올랐다”며 “관람자들의 절찬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또 북한은 같은 날 승정규 문화상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문화성대표단이 러시아 상트빼제르부르그에서 진행되는 제 9차 국제문화연단에 참석차 평양을 출발했다는 소식도 공개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경제는 평양에서, 문화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동시에 협력 사안을 논의하며 광폭행보를 보인 셈이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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