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오르는 먹거리 물가... 유통업체 "식품사만 벌지 우린 남는 게 없다"

정상희 2023. 11. 1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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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인상과 함께 제품 용량은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으로 논란을 빚는 주요 식품 상장사들의 3·4분기 영업이익률이 크게 치솟으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사들의 영업이익이 늘어났다는 것은 유통사의 수익성 저하와 비례한다"며 "식품사들이 고물가 시대에 시장 원리에 어긋나는 가격 상승을 주도해 유통사들에게 적자분을 떠넘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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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가격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가격 인상과 함께 제품 용량은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으로 논란을 빚는 주요 식품 상장사들의 3·4분기 영업이익률이 크게 치솟으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상반기 이익 규모를 훌쩍 웃도는 수치다. 반면, 이들 식품사들의 제품을 파는 유통사들의 3·4분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식품사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식품 분야를 독과점하고 있는 업계의 그리드플레이션(greed+inflation·기업 탐욕에 따른 물가 상승)이 유통업계 수익성 저하와 서민들의 호주머니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파이낸셜뉴스가 주요 식품 상장사 16곳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은 3·4분기 영업이익으로 1조222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8944억원)와 비교하면 14.3% 증가했다. 평균 영업이익률은 6%대에 달한다. 해태제과(247%), 농심(103.9%), 오뚜기(87.9%), 매일유업(63.7%) 등 영업이익 증가폭이 전년보다 50% 이상 오른 식품사는 6곳이나 됐다.

식품업체들은 지난해부터 가공유·아이스크림·컵커피·참치캔·조미김 가격을 10~20%씩 올렸다. 문제는 식품에 쓰이는 주요 원재료 가격이 하락추세인데도 식품사들이 가격 인상에 나선다는 것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대비 올 9월 말 식품에 쓰이는 주요 원재료인 옥수수(-30.5%), 대두(-9.3%), 소맥(-22%) 등이 크게 떨어졌지만, 이 기간 식품사들은 가격을 내리지 않았다. 일각에선 "원자재 가격 변동과 관련없이 각 식품분야의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가격인상에 나선 것 아니냐"고 보고 있다.

반면, 제조사들의 상품을 납품하는 유통사들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쪼그라들었다.

매분기 가파른 매출 성장으로 5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간 쿠팡의 3·4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와 비교해 41% 줄어든 1146억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롯데쇼핑이 3·4분기 유통업계에서 가장 많은 142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5.3% 감소했다. '이마롯쿠(이마트·롯데·쿠팡)'로 불리는 유통3사의 3·4분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2.1%에 그친 셈이다.

유통 업계에선 제조사들이 주요 상품 가격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행태가 유통사 이익의 동반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가격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식품사들이 대외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배불리기에 나서는 것은 궁극적으로 소비자 혜택을 크게 저하하고, 국내 실물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사들의 영업이익이 늘어났다는 것은 유통사의 수익성 저하와 비례한다"며 "식품사들이 고물가 시대에 시장 원리에 어긋나는 가격 상승을 주도해 유통사들에게 적자분을 떠넘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이달 기준으로 생활용품 27개 품목 80개 제품 중에 절반이 넘는 41개 제품 판매가가 지난해 11월보다 올랐다. 우유(14.3%), 설탕(17.4%), 아이스크림(15.2%), 커피(11.3%)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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