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尹, 소신껏 하라 신호"...'갈등설' 김기현에 견제구

박소연 기자, 민동훈 기자, 박상곤 기자 2023. 11. 1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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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인요한, '윤석열 카드' 앞세워 친윤 등 불출마·험지출마 거듭 요구…洪 "김기현 혁신위 비판, 자가당착"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4일 오후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국힘 제주도당사를 찾아 당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11.14. /사진=뉴시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5일 윤석열 대통령 측에서 "소신껏 임무를 끝까지 거침없이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와 친윤(친윤석열)·중진들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권고안에 대해 열흘 가까이 응답이 없는 가운데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 카드를 전격 꺼내들며 거듭 압박에 나선 것이다. 갈등설을 빚고 있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견제구 성격으로도 읽힌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사실은 거침없는 얘기를 하려고 한 열흘 전에 제가 여러 사람을 통해서 (윤 대통령을) 뵙고 싶다고 그랬다"며 "대통령에게 직접 연락 온 건 아니고 돌아서 온 말씀이 만남은 오해의 소지가 너무 크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냥 지금 하고 있는 걸 소신껏 맡아서 임무를 끝까지, 우리 당에 필요한 것을 거침없이 하라는 신호가 (윤 대통령 측으로부터) 왔다"고 했다. 진행자가 '거침없이 혁신안을 추진하라는 뜻인가'라고 묻자 "지적할 건 지적하고, 아주 긍정적으로, 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임명된 직후부터 기회가 주어지면 윤 대통령과도 거침없이 얘기할 것이란 입장을 밝혀왔는데, 실제 면담을 요청한 이후 이같은 신호를 받았단 뜻이다. 최근 혁신위 조기 해체설까지 불거진 상황에서 '소신껏 하라'는 윤 대통령의 지원사격을 이용해 위기를 타개하려는 시도로도 해석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혁신위원회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3.11.15. /사진=뉴시스

한편으론 혁신위와 갈등설을 빚고 있는 김기현 대표 등 지도부와 불출마·험지 출마 요구에 불응하는 친윤·중진 의원들에게 사실상 경고를 날리며 끝까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선포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김 대표는 전날 "질서 있는 개혁을 통해서 당을 혁신하도록 권한이 부여된 것인데 일부 (혁신)위원의 급발진으로 당의 리더십을 흔들거나 당의 기강을 흐트러뜨리는 것은 하지 않아야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도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이 보도되고 그게 번복되거나 혼선을 일으키는 모습은 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총선은 종합예술작품이다. 총선 관련 당의 여러 기구가 있기 때문에 혁신위 안건을 잘 녹여내고 그게 국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결론을 이어가도록 지도부가 잘 이끌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 "혁신위는 당 대표가 잘못했기 때문에 만든 것인데 혁신위원회에 전권을 주고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영입했는데 당 대표가 혁신위를 비판한다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며 "제 마음에 안 든다고 당 대표가 혁신위 활동을 제한하고 감시한다는 건 자기 부정"이라고 비판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4일 오후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국힘 제주도당사를 찾아 당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11.14. /사진=뉴시스

한편 혁신위 권고대로 당내 중진 등이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할 경우 이 지역구에 대통령실 참모들이 내려오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인 위원장은 "굉장히 유치한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여러 의견을 수렴해서 객관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경쟁을 통해 선거에서 이길 사람을 뽑아야 한다"며 "누가 어떻게 자기 마음대로 집어넣나.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인 위원장은 당분간 시간을 갖고 친윤·중진 등의 결단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그는 "전날 회의에서 (혁신위원들에게) 조금 자제하자. 며칠만 숨 쉴 공간을 주자(고 말했다). 좀 기다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도부도 아마 굉장히 고민이 많은 것 같다"며 "다시 얘기하지만 이분들은 대한민국의 반역자도 아니고 각을 세우는 사람들도 아니고 나라를 사랑한다"고 주장했다.

장제원 국회 과방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민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11.07. /사진=뉴시스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이 혁신안을 사실상 거부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해 인 위원장은 "겉으로 무슨 행동을 했든 속으로는 뭐랄까 결단을 내리는, 마음 속에 씨름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조만간에 움직임이 있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다. 나는 의심의 여지가 하나도 없다"고 단언했다.

혁신위는 불출마·험지출마 요구를 의결해 최고위원회의에 제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당초 2호 혁신안 가운데 불출마·험지출마 요구는 '권고' 사항으로 혁신위에서 공식 의결하지 않았고 최고위에도 의제로 접수되지 않았는데 최고위에 공식 안건으로 제출키로 방향을 튼 것이다.

혁신위 관계자는 15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불출마·험지출마와 관련해 정식 의결 후 최고위에 접수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번주나 다음주쯤 할지 혁신위가 끝날 때쯤인 12월에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인요한 위원장님께 여러 루트로 '질서 있는 개혁'에 대한 요청이 들어오는 상황"이라며 "그분들 나름대로 생각하는 타임테이블이 있다는 것이고 좀 기다릴 필요도 있기 때문에 급히 서두르진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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