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2년 반만에 '적자 늪' 탈출했는데... 증권가 "아직 멀었어"

김창현 기자 2023. 11. 1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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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가 올해 3분기 호실적을 발표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요금 인상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두 에너지 공기업의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15일 증시에서 한국전력은 80원(0.46%) 오른 1만748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가스공사는 250원(1.07%) 오른 2만36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3일 한국전력은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조원을 기록하며 10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8% 증가한 2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전력은 석탄투입 단가와 전력도매가격(SMP) 하락에 따라 수익구조가 개선돼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호주 뉴캐슬 석탄 가격은 올해 초 톤당 137달러(한화 약 17만9000원) 수준에서 지난 7월 이후 톤당 80달러(한화 약 10만원) 후반에 머물렀다. 9월 이후 석탄 가격이 100달러(한화 약 13만원)까지 올랐지만, 여전히 연초 대비 27% 저렴하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은 연료비와 구입전력비 감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5월16일부터 전기요금 추가인상분도 반영돼 흑자개선에 성공했다"며 "기타 영업비용도 전년 대비 약 2700억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한국가스공사도 3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6% 급증한 2304억원을 달성해 에프앤가이드 증권사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2030억원)을 상회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5% 줄어든 7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은 유가 하락에 따른 원가 감소로 급증했다"며 "경기 침체로 판매량이 전년 대비 5%가량 감소해 매출액이 시장 기대치를 소폭 하회했지만, 실적은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실적에 힘입어 한국전력은 실적 발표 당일 5%대 강세 마감에 성공했다. 한국가스공사도 1%대 강세로 장을 마쳤다. 지난 24일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모두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는 등 최근 주가 흐름이 좋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간만의 반등이었다.
재무구조 회복하기 위해서는 '요금 인상' 필수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한국전력공사 경기지역본부에서 관리자가 전력수급상황을 주시하는 모습. /사진=임한별(머니S)
하지만 증권가에서 두 에너지 공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가 꾸준히 호실적을 내기 위해서는 요금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2년 반만의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라는 기록적인 실적에도 불구하고 키움증권은 한국전력의 목표가를 2만4000원에서 2만2500원으로 낮췄다. △현대차증권 2만1000원 → 2만원 △SK증권 2만5000원 → 2만1000원 △미래에셋증권 2만원 → 1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45조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가 한국전력 발목을 잡고 있다. 한전채 발행 한도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증권가에서는 한국전력이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연간 영업이익이 7조원~8조원은 나와야 추가적인 차입 없이 재무구조를 유지할 수 있고, 재무구조를 조금이라고 개선하기 위해서는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안정적으로 내야 한다"며 "연료비를 안정적으로 요금에 반영할 수 있는 요금체계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단기 트레이딩 정도로 접근하는 게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가스공사도 12조5202억원에 달하는 미수금을 해소하려면 이른 시일 내 요금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성종화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수금을 매 분기 회수하기 위해서는 의미 있는 수준의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며 "내년 4월 총선 이후 요금 인상 여부 등에 대한 판단을 통해 투자의사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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