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두 아들 살해 엄마…둘째에 주스 먹이고 호흡곤란 방치

이병기 기자 2023. 11. 1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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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구 구월동 인천경찰청 전경. 경기일보DB

 

10여년 전 두 아들을 낳자마자 살해한 엄마가 경찰 조사에서 둘째 아들에게 주스를 먹인 뒤 호흡 곤란이 왔지만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살인 혐의로 구속한 A씨(36)를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2년과 2015년 첫째와 둘째 아들을 각각 살해한 뒤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12년 9월 초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 갓 태어난 첫째 B군을 이불로 감싸 살해한 뒤 인근 야산에 묻었고, 3년 뒤 10월에는 인천 연수구 자택에서 신생아인 둘째 C군을 살해한 뒤 문학산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산부인과 병원에서 둘째를 출산한 뒤 이틀 후에 집으로 데려왔다”며 “심하게 울어 주스를 먹였는데, 사레가 걸려 호흡 곤란으로 사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인정한 첫째 아들 살해뿐 아니라 신생아인 둘째에게 모유가 아닌 주스를 먹인 뒤 호흡곤란 상태를 방치한 행위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판단했다.

이에 앞서 A씨는 연수구청이 2010년~2014년 출생아 중 미신고 아동을 전수 조사하는 과정에서 압박감을 느끼고 지난 9일 경찰에 자수했다. 이후 A씨는 초기 경찰 조사에서 첫째 B군을 살해한 방법 등은 진술했으나 C군의 사망 경위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두 아들의 친부는 다르고, 잠깐 만난 남자들이어서 정확히 누구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 자백을 토대로 지난 10일 문학산에서 둘째 아들 C군의 유골을 찾았으나, 첫째 아들 B군을 묻은 도봉산에서는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B군 시신이 훼손되거나 비에 쓸려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A씨를 내일 송치한 뒤 추가 수색 여부는 내부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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