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원 덕에 내 삶 빛나”... 콜센터 직원에 내민 빼빼로와 편지
때로는 상담원 일을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겠지만,
상담원 덕분에 누군가의 삶이 화사한 빛을 발한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부산시설공단이 운영하는 장애인 특별교통수단 ‘두리발’의 탑승객이 통합콜센터 상담직원에게 직접 적은 손편지의 한 구절이다. 이 익명의 탑승객은 지난 11일 빼빼로데이에 공단을 직접 찾아 감사의 의미를 담은 빼빼로 과자 선물을 손편지와 함께 전했다.
15일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20대 후반쯤으로 보인 휠체어를 탄 익명의 남성 A씨는 지난 11일 오후 2시경 부산시설공단 이동지원처에 두리발을 타고 찾아와 상담직원에게 선물 가방을 전달하고 사라졌다. 선물 가방에는 상담직원에게 줄 빼빼로 과자와 직접 쓴 손편지 4장이 들어있었다. A씨는 때마침 건물에서 잠시 나온 직원에게 “고마워서 준비했다. 교대 근무자까지 고려해 준비했으니 맛있게 드시라”면서 빼빼로가 가득 든 큰 가방을 건넸다. 빼빼로는 상담직원 19명이 모두 나눠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양이었다.
직원들을 감동하게 한 것은 선물뿐만 아니었다. A씨가 직접 써 내려간 4장의 손편지에는 진심 어린 위로와 감사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평소 두리발을 자주 이용한다는 A씨는 편지에서 “두리발 기사분들 덕분에 우리가 움직일 수 있고 상담원분들이 있기에 두리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며 “무미건조하고 우울한 삶, 힘든 삶, 한가운데서 살아가시는 분도 많을 것이다. 그래도 저희는 두리발 덕분에 힘든 삶을 한 걸음이라도 더 내디딜 힘이 생긴다”고 했다.
또 “이용자들의 폭언이나 막말에 마음이 피폐해지고 내가 이런 말까지 들으면서 일해야 하는가 하며 일 자체에 대한 회의를 느끼실 때도 있을 것”이라며 “그럴 때는 이 사실 하나만 기억해달라. 상담원들 덕분에 어두울 수도 있는 누군가의 삶이 화사한 빛을 발한다는 것을 잊지 마시고 자부심을 크게 가져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또 “이 세상은 각자 자리에서 맡은 바 최선을 다해 애쓰는 많은 분의 노고와 땀이 있었기에 제대로 돌아갈 수 있으며 그분들께 많은 빚을 지고 있다”며 “어느샌가 그분들 덕에 누리고 있는 것을 마치 당연한 것처럼 여기며 살아갈 때도 있다. 늦었더라도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두리발 통합콜센터 관계자는 “상담직원들은 소중하고 정성 어린 마음을 받고 앞으로도 이용객에 대한 마음을 담은 상담을 하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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