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연성 부족해도 괜찮아, 박은빈만 보면 기분이 좋아지니까('무인도의 디바')

최영균 칼럼니스트 2023. 11. 1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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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의 디바’, 긍정 전도체 박은빈과 서목하의 합작품

[엔터미디어=최영균의 듣보잡('듣'고 '보'고 '잡'담하기)] tvN 금토드라마 <무인도의 디바>의 시청률이 돋보인다. 3.2%(이하 닐슨코리아)로 시작한 시청률이 최근 드라마 성공 기준선인 5%대를 돌파한 후 10%대 진입을 노리고 있다. 동시간대 압도적 최강자인 MBC <연인>과 맞붙어 얻은 결과여서 의미가 더 크다.

<무인도의 디바>를 이끌고 있는 주인공 박은빈과 <연인>의 남궁민은 함께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성공시킨 바 있다. 한국 드라마 업계의 확실한 히트메이커이자 믿고 보는 남녀 주인공인 둘이 같은 시간대에 맞붙었지만 함께 승자가 되고 있다. <무인도의 디바>는 <연인>이 방송을 쉰 지난 4일에는 시청률이 8%로 폭등하기도 했는데 <연인>이 종영한 후에는 추가적인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박은빈은 사실 <무인도의 디바> 성적이 호사가들에게 큰 관심사였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신드롬을 일으키며 30대 초반의 여배우가 백상 TV 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역대급 업적을 기록한 후 복귀작이었기 때문이다.

<무인도의 디바>는 가수 지망생 박은빈(서목하)이 십 대 때 무인도에 표류해 15년 만에 구조된 후 다시 디바가 되기 위해 도전에 나서는 스토리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우상이지만 지금은 추락한 스타 김효진(윤란주)의 부활에도 나서고 무인도 표류 전 가정 폭력으로부터 구해주고 가수의 꿈을 이루도록 도와준 친구 정기호(문우진)와 재회하기 위해 애쓰기도 한다.

박은빈은 현실의 존재와 드라마 속 캐릭터가 같은 방향성을 가질 때 대중들로부터 가장 사랑을 받는 배우다. 배우로서 실제의 삶이, 압도적인 외모나 스타성을 타고나지는 않은 불리함을 연기력으로 극복하며 최정상에 올랐는데 그 도전작들도 대박으로 예상되지 않던 <스토브리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이라 평가가 더 높다.

실제의 박은빈처럼, 그 작품들의 캐릭터 역시 장애와 편견 앞의 자폐인(<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팀 해체를 위해 구단을 망가트리는 구단주(<스토브리그>)의 횡포를 극복해야 하는 일개 팀장 등 난관을 극복해야 꿈을 이룰 수 있는 인물들인데 <무인도의 디바>도 마찬가지다.

드라마가 진행 중이라 아직 가수로 성공할지 알 수는 없지만 서목하는 십 대 때 데뷔하는 요즘 가요계에서 무인도 표류로 서른 살 넘어 디바에 도전하면서 매니지먼트 대표의 외면에 직면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우선 매니저 일을 맡는다. 가수 도전의 기회를 이어가는 우회로를 택하면서 난관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

현실의 박은빈과 히트 드라마 속의 박은빈 캐릭터는 긍정의 에너지가 '뿜뿜'한다. 처한 불리한 상황에 찌들거나 어두워질 수도 있는데 박은빈과 그의 캐릭터들은 그런 부분이 없다. 처한 상황의 어두움을 씩씩하고 밝게 걷어나가는 박은빈 또는 우영우나 서목하의 긍정의 에너지를 대중들은 사랑하는 듯하다.

박은빈이 긍정적이다 보니 출연작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경우가 많고 이를 지켜보는 부가적인 재미도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연기를, <무인도의 디바>에서는 노래와 춤 같은 가수 퍼포먼스 도전에 나섰다.

<무인도의 디바>에서 직접 부른 노래의 수준이 상당해 지금까지 공개된 경우 외에 어떤 곡을 남은 회차에서 들려줄지 기대하게 된다. 연기 끝판왕급 배우가 노래의 감정선을 어떻게 다루는지, 가창의 기술적인 부분들을 어찌 표현하는지를 살펴보는 일은 흥미롭다.

사실 박은빈을 빼고 나면 <무인도의 디바>는 개연성에서 아쉬운 부분이 좀 있다. 공해상도 아니고 쓰레기 청소 자원봉사를 육지에서 오는 한국의 무인도에서 10여 년을 발견 안 되고 생활한다는 점이 그렇다.

통산 음반 판매량 2000만 장을 앞둔 가수가 하락세를 겪는다고 지하방에 얹혀사는 점등은 비현실적인 느낌이다. 가정 폭력을 피해 떠난 기호에 집착하는 아버지(이승준)가 전처는 추적하지 않으면서 서목하를 스토킹하는 것도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

특히 성대 문제가 있는 윤란주를 부활시키기 위해 서목하가 방송에서 제작진 모르게 립싱크를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설정이 가장 현실감 없다. 공개적인 활동에서 립싱크는 사기 범죄도 될 수 있는 큰 문제인데 어떻게 설득력 있게 마무리될지도 예상이 안된다.

다소 아쉬운 점은 있지만 그래도 <무인도의 디바>는 박은빈의 드라마다. 박은빈과 서목하가 결합된 전도체가 전달하는 긍정의 에너지를 충전 받기 위해 보는 작품이다. 개연성 부족이라는 일부 저항은 충전량에 의미 있는 영향을 일으키지 못하는 듯하다.

최영균 칼럼니스트 busylumpen@gmail.com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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