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서 전세사기 주도… 보증금 20억 가로챈 공인중개사 구속기소
경기 안산시에서 타인 명의로 주택을 매입하고 매매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임대차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전세보증금 20억원을 가로챈 공인중개사가 구속기소 됐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전세사기 특별수사팀은 사기 혐의로 공인중개사 A씨와 중개보조원 B씨를 구속기소하고, 이들에게 명의를 빌려준 15명을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A씨는 B씨와 함께 2020년 10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안산시 일대 다수 주택을 지인 명의로 구매함과 동시에 매매가 보다 높은 가격으로 임대차 계약을 맺는 ‘깡통전세’ 방식으로 임차인 15명으로부터 보증금 20억18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안산시 소재 공인중개사무소에서 근무했던 A씨와 B씨는 당시 빌라·다세대 주택은 매매 수요는 낮은 반면, 전세 수요는 높다는 점에 주목해 범행을 계획했다.
이들은 현행법상 공인중개사가 자기 소유의 건물에 대해 임대차계약을 중개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지인들의 명의를 빌려 주택을 매입한 뒤 중개한 것으로 파악됐다.
임차인들이 지불한 임대차보증금으로 주택을 매입하는 계약을 동시에 진행하며 돈을 들이지 않고 주택 소유권을 취득하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매입을 이어갔다.
임차인들에게는 명의 대여자들이 전세 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는 정상적인 임대인인 것처럼 소개하며 임차인들을 속였다.
A씨 등은 매매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임대차 계약을 맺으며 주택 매매 자금으로 쓰고 남은 전세 보증금 2000만~3000만원과 중개 수수료 등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범죄 수익금의 일부는 명의를 대여하는 대가로 대여자들에게 1인당 200만~500만원씩 지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고 서민들의 평온한 삶을 위협하는 부동산 관련 사범에 대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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