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0월 소비·생산 지표 예상치 웃돌아…기저효과 영향, 부동산 침체로 낙관은 어려워
중국의 10월 소비·생산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성장세를 나타냈다. 3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뛰어넘은데 이어 4분기 첫 경기 지표가 긍정적인 수치를 나타냄에 따라 중국 내에서는 고무적인 반응이 나온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른 소비 위축 등 기저효과가 반영된 결과이고,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침체일로에 있어 경제 회복을 낙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0월 소매판매가 4조3333억위안(약 778조원)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7.6% 증가했다고 15일 밝혔다. 10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시장 예상치보다 높은 것이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 조사를 토대로 10월 중국의 소매판매가 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소매판매는 각종 소매점의 판매 실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내수 경기의 흐름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다. 올 들어 지난 4월 18.4%로 정점을 찍은 뒤 7월에 2.5%까지 떨어졌던 중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8월 4.6%, 9월 5.5%로 다시 반등·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생산 지표인 상업생산 증가율도 10월에 예상치를 웃돌았다. 10월 산업생산 증가율은 4.6%였다. 로이터와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는 4.4~4.5%였다. 8~9월(각 4.5%)에 비해서도 증가율이 0.1%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올 들어서는 지난 4월(5.6%) 이후 최고치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산업별로 보면 10월에 41개 중 28개 산업의 부가가치가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으며, 품목별로는 620개 중 371개 상품의 생산량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소비·생산 지표만 놓고 보면 10월 중국 경제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0월 지표에 대해 “생산과 공급이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시장 수요가 개선되며 국민경제가 지속적으로 회복·호전 됐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도 “각종 지원책에도 취약세를 보이던 중국 경제에 고무적인 신호”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코로나19 방역 상황으로 인해 -0.5%를 기록했던 소매판매의 낮은 기저효과와 현재 위축세가 지속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중국 경제 회복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 들어 10월까지 누적 부동산 개발 투자는 전년 동기에 비해 9.3% 감소했으며, 분양 주택 판매 면적과 판매액도 각각 7.8%와 4.9% 줄어들었다.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10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성장했지만 이는 지난해 낮은 기저효과에 기인한 것”이라며 “전월 대비 증가율은 9월과 비슷한 수준이며 국내 수요는 여전히 약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또 저우하오 궈타이쥔안 인터내셔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0월 데이터는 소매 판매가 예상을 상회했지만 고정자산 투자가 실망스럽게 나타나는 등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며 “부동산 부문이 중국 경제의 취약한 부분으로 남아 있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 보다 많은 지원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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