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수협처럼 새마을금고 금감원 전담팀 신설 검토
금감원 인력 충원되면 전담팀 꾸릴 듯
상시감시 기능 강화, 금고 감독위 역할도 중요
새마을금고의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가 금융감독원의 새마을금고 감독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에 금감원의 인력 증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안부는 새마을금고의 감독권한을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금고의 경영 혁신을 위해 금감원의 감독·검사 기능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인력이 충원되면 새마을금고 감독을 위한 전담팀을 꾸릴 예정이다.
15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행안부는 최근 금감원의 새마을금고 감독 역할 확대를 위해 인력을 증원해달라고 금융위에 요청했다. 인원은 감독 팀 1개를 꾸릴 수 있는 4~5명 내외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가 행안부의 증원 요청을 받아들이면 금감원은 새마을금고 감독을 강화할 수 있는 인력을 충원할 수 있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행안부가 금융위에 인력 증원에 대한 요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인력 증원과 관련해 “아직 논의 중인 단계다”라고 설명했다.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자문위원회는 전날 임직원들의 비위와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 위기 등을 겪은 새마을금고를 혁신하기 위해 ‘경영혁신방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이 혁신안에 따르면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의 새마을금고 감독·검사 기능이 대폭 강화된다. 혁신안은 행안부와 금감원, 예보 등이 협의체를 구성해 실질적인 검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협의체는 검사계획의 수립과 이행, 제재 처분 등 검사업무 전반에 참여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금감원은 새마을금고 검사업무 전반에 대한 자료를 쉽게 확보할 수 있고, 필요하면 협의체를 통해 수시검사를 요청할 수 있게 된다.
그간 금감원은 새마을금고에 대해서는 다른 상호금융권과 달리 감독 권한을 가지지 못했다. 새마을금고법에 따라 감독 권한을 가진 행안부가 요청하는 경우에 한해 합동감사 시 일부 건전성 검사에 인력을 지원하는 정도였다.
금감원은 인력 증원이 가능해진다면, 농협·신협 등 다른 상호금융처럼 감독 전담팀을 신설해 새마을금고 감독·검사 업무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금감원에서 새마을금고 검사를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곳은 상호금융국 검사3팀이다. 검사3팀은 팀장을 포함해 총 6명으로, 새마을금고 외에도 수협·산림조합·중앙회 검사도 담당하고 있다. 검사1팀(5명)과 2팀(4명)이 각각 신협·중앙회, 농협·중앙회를 담당하고 있어 새마을금고 역시 비슷한 인력으로 전담팀을 만들 예정이다.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새마을금고의 경우 농협이나 신협 등은 감독체계가 안정화됐지만, 새마을금고는 틀이 잡혀있지 않은 상황이다”라며 “상시 감시를 하는 틀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인력 증원 이후 금감원이 조직 개편을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금감원이 조직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새마을금고에 대한 감독·검사 기능이 강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와의 업무협약(MOU)을 통해 금감원의 역할이 어느 선까지 보장될지에 따라 금감원이 새마을금고에 개입할 수 있는 수준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혁신안에서 발표한 금감원의 검사 기능 강화는 방향성만 있고 세부 내용은 없다. 또, 금감원이 혁신안에서 제시한 감독 기능을 갖기 위한 법적 근거도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금감원은 행안부와 검사 범위와 절차에 대한 MOU를 체결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이때 금감원의 감독·검사 역할이 커질수록 새마을금고에 대한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혁신안을 보면 금감원의 새마을금고 감독 역할이 확대됐다고 하더라도 금감원은 다른 상호금융과는 달리 새마을금고에 대해서는 단독으로 제재를 결정할 수 없고, 협의체 내 논의를 통해 제재 수위를 결정해야 한다”라며 “MOU의 내용에 따라 금감원의 기능이 실질적으로 강화될지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조합 수가 많은 상호금융권 특성상 새마을금고의 감독위원회가 역할을 제대로 해줘야 금감원의 감독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다. 전국에 수천개에 달하는 상호금융 조합을 금감원의 인력만으로 검사를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금감원이 다루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있는 만큼 각 상호금융회사의 자체 감독·검사 조직이 중요하다. 새마을금고 역시 금감원만으로는 완벽하게 상시 감시를 할 수 없는 만큼 새마을금고 감독위원회가 독립성을 강화하고, 검사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빈틈없는 감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새마을금고는 혁신안에서 금고감독위원장을 회장 소속에서 중앙회 소속으로 변경하고, 위원장과 위원을 임원으로 격상해 신분상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검사 인력을 2년간 30명 확충하고, 금융권 검사역 퇴직자 등 전문인력 활용한 ‘순회검사역’에 3년간 60명을 단계적으로 채용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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