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순위 변동... ‘만년 2위’ 신라免, 롯데 제치고 분기 매출 1위
1~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신라가 ‘승’
인천공항 ‘철수’ 롯데 vs. ‘확장’ 신라, 순위 변동 현실화
‘만년 2위’ 신라면세점의 업계 1위 탈환이 현실화할 모양새다. 신라면세점의 올해 3분기 매출은 8451억원으로, 롯데면세점 매출을 1047억원가량 앞질렀다. 지난 7월부터 신라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을 확대한 반면, 롯데는 철수하면서 매출 순위가 변동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라면세점(호텔신라)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9% 감소한 835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롯데면세점은 3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42% 줄어든 7040억원으로,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위 자리를 신라에게 내줬다.
영업손실은 신라면세점이 163억원, 롯데면세점이 98억원으로 양사 모두 전년 동기와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1~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롯데면세점(2조2447억원)이 신라면세점(2조1617억원)의 매출을 830억원가량 앞질러 1위를 지켰다. 그러나 누적 영업이익은 롯데면세점이 318억원, 신라면세점이 521억원으로 신라가 우세했다.
업계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운영 여부가 업계 지각변동을 이끌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롯데면세점(5조300억원)과 신라면세점(4조3332억원)의 매출 격차가 7000억원이었던 걸 고려하면,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으로 인한 순위 변동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지난 5월 인체국제공항 면세점 사업자 입찰에서 신라면세점은 향수·화장품·주류·담배 등을 판매하는 DF1 구역과 패션·액세서리·부티크 등 사업 구역인 DF3 구역을 차지했다.
반면, 22년간 인천국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해 온 롯데면세점은 점포를 철수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그간 전체 매출의 10%가량을 인천국제공항 점포에서 거둬온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개장 이래 연평균 6%의 성장률을 보인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은 2019년 2조8000억원의 매출을 거뒀으나, 2020년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해 매출은 5600억원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들어 인천국제공항 출국자 수가 증가하고 있어 면세점 매출 회복이 예상된다. 올해 인천공항 1~5월 출국자 수는 986만 명으로 지난해 연간 출국자 수(891만 명)를 넘어섰다.
이에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까지 운영하던 인천공항점 매출 비중은 전체의 1% 정도에 불과했고, 현재 온라인 주류 판매가 허용되면서 매출에 타격이 없는 상황”라며 “또 이번 분기보고서에 부산점, 김해공항점 등 부산롯데호텔법인 매출은 제외됐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신라면세점이 매출과 이익 모두 1위를 탈환하기 위해선 4분기 실적이 중요하다. 지난 3분기 외국인 관광객 회복세가 생각보다 더뎌 신라와 롯데 모두 적자를 봤다. 신라면세점의 경우 체화 재고 할인 판매에 따른 평가손실(200~300억원), 인천공항 운영 관련 고정비(100억원) 증가, 인건비(상여충당금) 100억원 증가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부터 단체 관광객의 유입이 본격화되고 다이공(중국 보따리상)의 수요 개선도 기대되는 시점”이라며 “2019년 수준의 시장 규모를 가정할 시 고객 믹스 개선만으로 면세점 산업 내 약 3~4000억원의 이익 증분을 기대할 수 있으며, 그 상당 부분을 신라면세점이 확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라면세점은 4분기 정규 항공편 증가와 비자 신청 확대 등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이 활성화되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중국 도매상 선호 위주의 상품(고가 화장품)에서 일반 관광객 선호 상품 중심으로 상품을 개편하는 등 상품 전략을 수정한다.
더불어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4년 연장하고, 내년 상반기 인도네시아 바탐공항에서 면세점을 신규 운영하는 등 해외 사업을 강화한다.
롯데면세점은 시내면세점과 온라인 면세점을 중심으로 신라의 공세에 맞선다. 지난달에는 외국인 관광객 유동 인구가 많은 명동에 ‘LDF 하우스’라는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이곳에서 1년가량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면세 쇼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또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기반으로 한 초개인화 마케팅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면세 쇼핑 편의 개선을 위해 디지털 전환도 가속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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