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1 대구 예비소집 "원하는 바를 잘 이뤘으면 좋겠습니다"
[대구=뉴시스] 정재익 이상제 기자 = "긴 인생에서 본인이 원하는 바를 잘 이뤘으면 좋겠습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5일 오후 12시45분께 대구시교육청 24지구 제1시험장인 대구시 중구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부설고등학교.
정문 앞은 쌀쌀해진 날씨에 두꺼운 외투를 걸친 사대부고 3학년 재학생, 재수생, 검정고시 출신 등 예비소집에 참여하기 위한 수험생들로 북적였다.
교문 앞에서는 인솔에 나선 교사들이 수험생별로 예비소집 장소를 안내했다. 재학생은 교실로, 재수생과 검정고시 출신은 운동장으로 향했다.
수험표를 전달받은 수험생의 표정은 긴장감과 홀가분함 등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재수생 권예지(20·여)씨는 "이번 수능은 학원에 다니지 않고 혼자 공부해 벌써 심장이 너무 뛴다"며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이 많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대부고 3학년 한승준(18)군은 "수시 최저 등급만 맞추면 되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다"며 "영어만 쉽게 나왔으면 좋겠고 나머지 과목에서는 킬러 문항이 오히려 나오길 바란다"고 했다.
오후 1시가 되자 운동장에 모인 수험생들은 교감 선생님의 수능 유의사항 설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운동장 뒤편에서는 수험생 가족과 친구들이 응원하기도 했다.
학부모 김미영(51·여)씨는 "군대를 3일 전 전역한 아들이 입대할 때부터 수능을 준비했다"며 "열심히 준비한 만큼 긴 인생에서 본인이 원하는 바를 잘 이뤘으면 좋겠다"라며 격려했다.
특히 수험생과 함께 앉아있기 쑥스럽다며 운동장 뒤쪽에서 서성이는 한 노인 예비소집 참여자가 눈에 띄었다.
검정고시 출신 박선구(74)씨는 "어린 시절 방황을 하다 고등학교 졸업을 3개월 앞두고 하지 못했다"며 "자식들의 권유로 검정고시를 준비해 지난해 8월 합격했고 더 욕심이 생겨 수능까지 도전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컴퓨터 앞에 앉아 유튜브 등을 보며 학습하다 보니 공부만큼 재밌는 것이 없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며 "이번 수능을 잘 쳐서 대학에 입학한다면 더 열심히 공부할 예정이다"라며 웃음 지었다.
같은 시각 대구시교육청 24지구 제14시험장인 대구여자고등학교.
낮 12시가 넘자, 편안한 옷차림에 외투를 걸치고 마스크를 쓴 대구여고 3학년 학생들과 재수생 등이 한두 명씩 교문 안으로 들어섰다.
예년과 달리 '수능 한파'가 기승을 부리지는 않아 가벼운 옷차림으로 예비 소집에 참석했지만, 수험생들의 표정은 여전히 초조함과 긴장으로 가득 찼다.
학교로 들어선 수험생들은 먼저 자신의 수험표를 꺼내 들어 시험실 배치도를 확인했다. 학교 정문에서는 교사들이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하며 재수생들은 운동장으로, 고3 수험생들은 교실로 인솔했다.
오후 1시가 되자 학교 선생님들은 각 수험생에게 수험표를 나눠줬다. 교사들은 학생의 이름을 부르며 수험표를 나눔과 동시에 '화이팅'이라는 한마디의 응원을 건넸고 수험생 유의 사항도 상세히 안내했다.
수험생들은 각자의 시험실을 확인한 후 유의 사항을 들으며 마지막 점검에 나섰다. 시험장 배치도 사진을 찍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대구여고 김려원(18)양은 "준비한 만큼 열심히 보고 오겠다"며 "푼 문제와 찍은 문제 모두 다 맞아서 평소보다 잘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엄마가 시험 치다 중간에 뛰쳐나오면 아무것도 해주지 않겠다고 말했다"며 "시험 종료까지 잘 마무리하고 중간에 나오지 않겠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웃었다.
수험생 자녀와 함께 온 학부모들과 수험생인 자녀를 대신해 온 학부모들도 있었다. 부모들 역시 긴장된 표정으로 시험장 배치도를 확인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자녀와 함께 온 학부모 김경숙(49·여)씨는 "딸아이가 진짜 고생 많았다. 끝까지 컨디션 관리를 잘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친구들과 같이 온 수험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실수하지 말고 내일만 잘 버텨보자"며 서로 격려했다.
박정미 대구여고 교장은 "3년간 모두 수고했으니 노력한 만큼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내기 바란다"며 "절대 긴장하지 말고 차분하게 시험을 잘 치길 바란다"고 수험생들을 응원했다.
수능 당일 대구지역 시험장 51곳에서 수험생 2만4362명이 시험을 치른다. 시험장은 지난해보다 99개 줄어든 1028개며 전년 대비 수험생도 15명이 감소했다.
수험생들은 시험 당일 오전 8시10분까지 수험표, 신분증을 가지고 수험표에 표시된 지정 시험장에 입실해야 한다.
휴대전화 및 스마트 기기 등 시험장 반입금지 물품과 시험 중 휴대 가능 물품(흑색 연필, 검은색 컴퓨터용 사인펜, 흰색 수정테이프, 지우개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대구교육청은 코로나19 방역지침이 생활방역 세부수칙으로 변경됨에 따라 코로나19 감염병 예방을 위해 전년도에 운영했던 병원시험장, 별도시험장, 일반시험장 내 분리시험실은 올해 운영하지 않는다.
☞공감언론 뉴시스 jjikk@newsis.com, k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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