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청년 12개월째 감소, '그냥 쉬었음' 41만명…취업지원 예산 1조 쓴다(종합)
재학·재직·구직 단계별 대책 발표…취약청년도 적극 지원
(세종=뉴스1) 손승환 기자 = 정부가 직장에 다니지 않으면서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청년의 노동시장 유입을 위해 내년에 약 1조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청년층을 재학·재직·구직 등 단계별로 나눠 노동시장으로의 유입을 돕고, 재직자의 경우 직장 이탈을 최소화하겠단 구상이다.
정부는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청년층 노동시장 유입 촉진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최근 청년층의 고용률과 실업률은 양호한 흐름을 보이나 올 들어 쉬었음 인구가 전체 청년의 4.9%로 증가 전환했다고 진단했다.
쉬었음 청년이 늘어난 배경에는 양질의 일자리 축소, 평생직장 개념 약화로 인한 이직 증가 등 구조적 요인과 추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단 게 정부의 판단이다.
실제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취업자 수는 386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만2000명 감소했다.
인구 감소 등의 영향으로 청년층 취업자 수는 지난해 11월부터 12개월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
10월 기준 쉬었음 청년도 37만3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7000명 감소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1~10월 청년층의 월평균 쉬었음 인구는 41만명"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청년층을 재학·재직·구직 세 단계로 분류하고 각 단계에 맞게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추 부총리는 "정부가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단계별 조기 지원과 사전적 대응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취약청년의 자립과 사회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특화 프로그램도 적극 시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선 재학 중인 청년에게는 노동시장의 조속한 개입을 뒷받침한다.
올해 시범도입한 대학생 대상 맞춤형 고용서비스는 기존 12개교에서 50개교로 확대하고, 이를 고등학생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도 신설한다.
또 민간·정부·공공기관에서의 일경험 기회를 7만4000명까지 확대한다.
재직 청년 지원책은 노동시장에서의 이탈을 막는 데 주안점을 뒀다.
내년도 기준 44억원의 예산을 들여 입직 청년에겐 적응에 필요한 소통·협업 능력을, 기업 담당자에게는 청년 친화적 조직문화를 교육하는 '온보딩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청년층이 '워라밸'을 중시하는 점을 감안해 관련 인프라 지원을 확대하고, 실근로 시간을 단축한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도 마련한다.
구직 청년을 위한 대책으로는 구직단념을 예방하는 '청년성장프로젝트', 이직자 대상 경력재설계 서비스 등의 도입이 담겼다.
이 밖에도 고립은둔 청년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 신설, 가족돌봄청년 자기돌봄비 지원, 자립수당 인상 등의 지원 방안이 포함됐다.
또 관계기관 정례협의체를 신설해 관련 지원사업을 논의하고, 공공데이터와 연계해 니트 위험군을 발굴하는 등 인프라 강화 방안도 나왔다.
기재부 관계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청년에만 딱 국한된 건 아닌 사업들도 있어서 정확히 파악하긴 어렵지만 주요 사업 위주로는 (예산이) 9900억, 약 1조원 정도 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쉬었음 청년과 관련된 실태조사 주요 결과도 이날 함께 내놨다.
조사에 따르면 쉬었음 청년은 △취준-적극형(직장경험 없음, 구직의욕 높음) △취준-소극형(직장경험 없음, 구직의욕 낮음) △이직-적극형(직장경험 있음, 구직의욕 높음) △이직-소극형(직장경험 있음, 구직의욕 낮음) △취약형(질병·가족돌봄 등 환경적 취약성 높음) 등 5개 유형으로 구분됐다.
이 중 이직-적극형이 57%로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이직-소극형(21%), 취준-소극형(14%), 취준 적극형(8%)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정부는 쉬었음 청년 또한 다양한 특성을 가진 이질적인 집단이며, 유형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s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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